백내장,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면 수술 천천히
백내장,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면 수술 천천히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9.20 15:15
  • 호수 6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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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흐려지고 뿌옇게 보이는 증상… 노화로 인한 발병이 가장 많아
최근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로 큰 효과… 평소 안구운동 하도록
백내장은 노화로 인해 서서히 발생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예방해야 한다. 빛 퍼짐이나 눈부심, 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백내장은 노화로 인해 서서히 발생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예방해야 한다. 빛 퍼짐이나 눈부심, 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백세시대=이수연기자]천안에 사는 김모 씨(72)는 최근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김 씨가 백내장 진단을 받은 것은 오래전이지만, 불편한 정도가 크지 않아 수술 치료는 미룬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시력이 급격하게 감퇴되면서 익숙한 길을 걷다가도 자주 넘어지고 날카로운 물건에 다치는 등의 불편함을 겪으며 수술 치료를 결정했다. 

백내장은 안구의 수정체가 혼탁해져 사물이 흐릿하고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우리 눈의 수정체는 본래 색이 없고 투명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황색을 띠며 탄력을 잃고 뿌옇게 변하게 된다. 이때 수정체가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해 흐린 유리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보는 것처럼 시야가 뿌옇게 변하는 것이 백내장이다. 

◇노화로 인해 수정체 탁해지면서 발생하는 백내장

백내장은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주로 노화나 외상 등 후천적인 이유로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노인성 백내장은 60대의 절반 이상, 75세 이상 노인 대부분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의 2016년 연령별 진료인원을 살펴보면 70대가 37.7%(47만 6229명), 60대가 33.9%(42만 8483명)로, 60~70대가 전체 진료인원의 71.6%를 차지했다.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백내장은 발병 초기에는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진행될수록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시력이 감퇴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수정체의 혼탁함이 진행되는 범위, 위치에 따라 빛 퍼짐이나 눈부심, 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백내장은 안경으로는 시력이 교정되지 않는다. 

김안과병원 김병엽 교수는 “백내장은 노년층의 안질환 가운데 가장 많고 수술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질환이지만, 본인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백내장을 육안으로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의심스러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 전 부작용·주의사항 숙지해야

백내장은 진행 경과에 따라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를 시행한다. 백내장 초기에는 안약과 경구 복용약을 사용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그러나 수정체가 이미 혼탁해진 상황이라면 약물요법만으로는 완전히 치료하기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백내장이 많이 진행된 후에는 수술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백내장 수술은 노화 때문에 혼탁해진 수정체를 빼내고 인공수정체를 집어넣는 수술이다. 기존에는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보통 수정체는 거리에 따라 조절을 하면서 원거리나 근거리 모두 잘 볼 수 있게 되어 있지만,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조절 기능이 없어 주로 원거리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따라서 먼 거리는 잘 보이지만, 가까운 거리에 있는 물체일수록 흐릿하게 보이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며 최근 대중화되고 있는 것이 다초점 인공수정체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수술을 하게 되면 먼 거리부터 중간 거리, 가까운 거리까지 모두 잘 보여 수술 후 거리에 상관없이 모두 잘 보이게 되는 것이다. 또 레이저 백내장 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 레이저 백내장 수술은 절개가 필요한 모든 과정을 레이저로 대체한 수술이다. 레이저를 통해 정교하게 절개하므로 각막 손상과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 수술을 선택하기보다는 안구 상태와 생활패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수술을 받기 전 수술 부작용이나 수술 후 주의사항 등을 꼼꼼히 숙지한 후 결정해야 한다. 

백내장 수술 후에는 일시적이지만 난시가 생길 수 있고,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수술 과정에서 균에 감염돼 염증이 발생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차흥원 교수는 “안과 검사를 받았을 때 백내장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생활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면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며 “단, 증상이 없어도 녹내장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되면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을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된다면,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한 번 더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생활습관 변화로 예방 가능해

백내장의 가장 큰 원인인 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건강한 생활 방식을 통해 어느 정도는 예방할 수 있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비타민E가 풍부한 곡물이나 견과류 또는 씨앗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식이요법 외에도 태양광으로부터 눈을 보호함으로 백내장 발병을 늦출 수 있다. 오랜 시간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백내장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외출할 때는 꼭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TV, 스마트폰, 컴퓨터 등 화면을 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눈이 건조하고 피로해지면서 안구건조증이 쉽게 발생되고, 지속적으로 전자파에 노출되어 수정체의 온도가 일시적으로 급격히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 현상이 누적되면 눈의 노화가 빨라져 노안과 백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전자기기를 한 시간 사용했다면 약 5분간은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좋다. 

휴식을 취할 때는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눈동자를 상하좌우로 굴리는 등의 눈 운동을 하면 좋다. 또 손가락을 이용해 감은 눈을 지그시 누르며 지압해주면 긴장된 근육이 풀리고 수분이 공급되어 피로 해소에 좋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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