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곰팡이 정수기’ 논란 곤욕…“업계 공통 현상”해명
LG전자, ‘곰팡이 정수기’ 논란 곤욕…“업계 공통 현상”해명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9.11.05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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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곰팡이 인증사진 ‘확산’…“위약금 물고라도 해지하겠다”
LG렌털 이용자 사진과 함께 실망과 분노 표출한 게시글 올려
회사 측 “단열재 주변 결로현상…“왜 우리한테만....억울하다”주장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LG전자가 때아닌 ‘곰팡이 정수기’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커뮤니티 중심으로 문제가 제기된 이 곰팡이 사태는 LG 정수기 렌털 이용자가 많은 만큼 확산속도와 그 파장은 기하급수적으로 번지고 있다. 이용자가 집에 있는 정수기를 직접 뜯어보고 곰팡이 인증 사진을 찍어 올리는 식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곰팡이 물을 먹을 수 없다며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위약금을 내면 해지해주겠다는 입장이다. LG전자는 “업계 공통 현상”이라며, “마시는 물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고”, “업계에서 정수기 점검 서비스가 가장 잘 돼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요지는 “왜 우리한테만 그러냐”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곰팡이 사태는 LG 정수기 렌탈 이용자가 많은 만큼 확산속도와 그 파장은 기하급수적으로 번지고 있다. 이용자가 가내에 있는 정수기를 직접 뜯어보고 곰팡이 인증 사진을 찍어 올리는 식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사진=커뮤니티 캡처)
곰팡이 사태는 LG 정수기 렌탈 이용자가 많은 만큼 확산속도와 그 파장은 기하급수적으로 번지고 있다. 이용자가 집에 있는 정수기를 직접 뜯어보고 곰팡이 인증 사진을 찍어 올리는 식으로 확산되고 있다.(사진=커뮤니티 캡처)

LG전자 정수기가 또다시 곰팡이 이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수기 상판을 뜯어보니 단열재 역할을 하는 스티로폼에서 곰팡이가 피어 있다는 제보들이 최근 블로그, 카페, 포털 지식인 등 곳곳의 커뮤니티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LG렌털 이용자들은 사진과 함께 실망과 분노를 표출한 게시글을 올렸다.

한 커뮤니티에 곰팡이 인증사진을 올린 소비자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 2018년 1월부터 LG정수기를 렌탈했다는 A씨는 스티로폼에 가득 핀 곰팡이 사진과 함께 “관 입구 안에까지도 곰팡이가 껴 있다”고 했다. 

A씨는 “관리하던 코디분들은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죄송하다는 소리만 연발하고 있다. LG에서 쉬쉬했을 것”이라면서 “LG에 전화했더니 부품교체만 해준다는데 위약금 물고 계약해지 해야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타 회사 정수기를 이용했었다는 B씨는 포털 지식인에 “LG전자 퓨리케어 정수기 상하좌우에서 곰팡이 펴요”라는 제목으로 “‘헬지’ 퓨리케어 정수기 사태와 관련해 우리들의 집단행동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헬지’는 LG그룹과 LG제품을 비방하는 단어로, 지옥이라는 뜻의 Hell과 LG를 섞어 만든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용어다.

이 글에 대해 타 렌털 회사 직원은 “냉매가 들어있는 직수정수기는 관리가 전혀 없으면 곰팡이 핀다”면서 “매니저가 (일을) 대충하나 봄”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또 LG정수기 부품 교체 서비스를 받았다는 C씨는 “은박지만 씌어주는 게 서비스냐”면서 LG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LG전자의 곰팡이 정수기 이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에는 LG전자 정수기에서 물을 따라 마시려던 소비자가 물속에서 곰팡이로 추정되는 검은 이물질을 발견해 논란이 된 적 있다. 당시 LG전자는 ‘외부유출 금지 문서’에 ‘검은색 솜조각의 이물질이 미생물로 확인됐다“고 명확하게 기재했던 것이 확인된 바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2016년 곰팡이 물에 대한 원인이 이제야 밝혀졌다는 반응도 눈에 띈다.

이번 곰팡이 사태는 LG전자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에 대한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있었던 ‘의류 건조기 내 먼지 낌 현상’에 대한 재점화는 물론, 기존 LG전자 냉장고와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던 소비자들이 제품 사용에 대한 우려와 의구심을 표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커뮤니티에 곰팡이 인증사진을 올린 소비자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 2018년 1월부터 LG정수기를 렌탈했다는 A씨는 스티로폼에 가득 핀 곰팡이 사진과 함께 “관 입구 안에까지도 곰팡이가 껴 있다”면서 게시글을 올렸다.(사진=커뮤니티 캡처)
한 커뮤니티에 곰팡이 인증사진을 올린 소비자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 2018년 1월부터 LG정수기를 렌탈했다는 A씨는 스티로폼에 가득 핀 곰팡이 사진과 함께 “관 입구 안에까지도 곰팡이가 껴 있다”면서 게시글을 올렸다.(사진=커뮤니티 캡처)
소비자들은 더 이상 곰팡이 물을 먹을 수 없다며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위약금을 내면 해지해주겠다는 입장이다.(사진=커뮤니티 캡처)
소비자들은 더 이상 곰팡이 물을 먹을 수 없다며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위약금을 내면 해지해주겠다는 입장이다.(사진=커뮤니티 캡처)

LG전자는 이 사태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냉수가 나오는 정수기라면 곰팡이가 피는 결로현상은 당연한 것이고, LG전자 뿐 아니라 동종업계 모든 정수기가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건데 LG의 문제라기 보단 업계 전체 문제로 봐야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LG전자 관계자는 4일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직수를 뽑아내는 냉각장치에는 냉기를 보호하는 단열재로 스티로폼을 사용하는데 주변 환경이 고온다습하면 그곳에 결로현상이 생긴다”면서 “먹는 물이 드나드는 관은 밀폐가 돼 있기 때문에, 먹는 물에는 전혀 이상이 없고 이는 어느 제조사나 상관없이 업계의 공통된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다른 회사 제품은 (곰팡이가 피어있는) 상판을 뜯어볼 수 없는 구조지만 LG제품은 뜯어볼 수 있어 더 전면에 내세워진 것 같다”면서 “타 회사와 달리 직수관 무상 교체를 1년마다 해드리고 있고 3개월마다 ‘인사이드 케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동일한 현상이지만 LG전자는 타 회사에는 없는 점검 서비스 또한 철저하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LG 관계자에게 정수기 곰팡이가 아무 문제가 없다면 사용설명서에 고지가 돼 있냐고 물었다. 정수기에 피는 곰팡이가 쉽게 발생할 수 있고, 먹는 물에 이상이 없다면 사전고지로 소비자에게 안심시키는 일이 기업 입장에서는 편리한 방법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면서 “모든 정수기에 일어나는 현상도 아니고, 다른 업체도 고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백세시대] 확인 결과 LG전자는 이번 곰팡이 정수기와 관련해 소비자가 계약해지를 요구하면 위약금을 물게 하고 있다. 36개월이 넘지 않은 정수기 렌탈 이용자는 위약금을 계약대로 지불해야한다. 업계는 이런 LG전자의 움직임은 정수기에 대한 아무런 문제가 없고, 업계 공통 현상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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