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우유 등 2500원어치 훔친 80대 노인에 온정
경찰, 우유 등 2500원어치 훔친 80대 노인에 온정
  • 조종도 기자
  • 승인 2019.11.22 15:32
  • 호수 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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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오늘 경찰 조사받으신 일로 상처받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11월 10일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1팀 김정석(50) 경위는 절도 혐의로 입건된 A(83) 씨 조사를 마친 뒤 순찰차로 집까지 데려다주며 이렇게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당일 서울 강남구의 한 편의점에서 체포돼 강남서로 넘겨져 조사를 받았다. 김 경위는 전과도 없는 80대 노인이 우유와 주스 등 음료수 2500원어치를 훔쳐 절도 혐의로 입건되자 속사정이 있지 않을까 싶어 A씨의 형편을 알아봤다.
확인해 보니 A씨는 빌라 반지하에서 고등학생 손자와 둘이 어렵게 살고 있었다. 음료수를 훔쳐 간 이유를 묻자 “먹을 것이 없어서 그랬다”고 답했다. 3일 뒤 김 경위는 팀장 등 동료 형사들과 함께 A씨가 사는 지역 주민센터를 찾아갔다. 주민센터 직원은 “할머니 아들이 대리운전 일을 하고 있어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A씨는 아들과 떨어져 산다고 했다.
형사들은 주민센터 직원에게 A 씨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고, “학비와 생활용품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할머니가 굶으시는 일이 없게끔 구호물품 등이 전달되도록 조치하고 관심을 갖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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