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대한노인회 지회에 맡겨 난방비 보조금 일괄 처리…“지회가 경로당 난방비 관리… 정말 편해요”
충북 청주시, 대한노인회 지회에 맡겨 난방비 보조금 일괄 처리…“지회가 경로당 난방비 관리… 정말 편해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12.13 11:02
  • 호수 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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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별 사용액 지회가 확인 후 결제… 정산 투명, 난방비 부족 사라져

강원 강릉‧원주시지회에서도 도입… 지회 담당자 업무 과중은 개선해야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정산 걱정도 줄어들고, 난방도 걱정 없이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충북 청주시 상당구 상야1리경로당은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난방비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난방비가 초과되지 않게 아껴 쓰는 것부터 보조금 정산까지 신경 쓸 일이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러한 고민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지회에서 대신 난방비를 관리해주기 때문이다. 서정현 회장은 “올 겨울도 난방비를 신경쓰지 않고 지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최근 충북 청주시, 강원 강릉시‧원주시 등 지자체에서 대한노인회 지회를 통해 경로당 난방비를 투명하게 관리해 주목받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는 경로당에 매년 일정액의 난방비를 지원해준 후 경로당별로 이를 사용 후 정산 과정을 거쳐 남은 예산을 반납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낳았다. 대표적인 것이 보조금 정산 문제다. 방식을 익히면 쉽지만 회계가 낯선 경로당 회장과 총무의 최대 스트레스 중 하나일 정도로 현장에서는 지속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지자체에서도 어르신들이 영수증이나 지급내역 등 서류를 엉망으로 챙기는 경우가 많아 이를 일일이 다시 챙겨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또 일부에서는 난방비를 아껴 운영비로 활용해 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난방비가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로당도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대한노인회 지회를 통한 난방비 관리(이하 지회 난방비 관리)이다. 지자체에서 지회에 1년 치 보조금을 지급한 후 지회에서 각 경로당 난방비를 대신 결제해주는 것이다. 2015년 강원 강릉시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으로 이후 원주시까지 확대됐다. 강릉시는 지역난방으로 운영되는 아파트경로당 10여개를 제외한 290여개 경로당의 난방비를 5년 간 관리해주며 큰 호평을 받았다. 

청주시의 경우 2018년부터 상당서원구지회와 흥덕청원구지회에 예산을 지급해 난방비를 관리하고 있다. 지회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함으로써 지자체와 경로당에 보조금 정산 스트레스가 사라졌고 난방비 부족으로 고생하던 경로당도 실제로 사용한 만큼 비용을 모두 지원받게 됐다. 이를 통해 지난해와 올해 모두 1억원 이상 예산을 아끼는 효과도 있었다.

청주시 관계자는 “초기에 불만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보조금 정산 스트레스와 난방비 걱정이 줄면서 현재는 대부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회 난방비 관리는 경로당에서 사용한 난방비를 지회에 청구하고 이를 지회에서 계좌이체 방식으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사업 초창기에는 큰 시행착오를 겪었다. 먼저 기존 난방비는 11월에서 3월까지만 지원했는데 실제로는 기본요금 등이 연중 청구돼 사실상 1년 내내 난방비를 관리해야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난방 유형이 다르다는 것이다. 청주시 경로당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 심야전기 보일러로 한전에서 청구서를 발행한다. 가스보일러는 지역도시가스회사에서 관리하고 기름보일러와 LPG가스를 사용하는 곳도 있는데 개별 업자들이 따로 청구한다. 또 최근에 지은 아파트 경로당은 지역난방을 사용하는데 경로당에 따로 계량기를 설치하지 않아 얼마를 사용했는지 명확히 알 수 없다. 이로 인해 지회에서는 지난해 청구서를 지회에서 받도록 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또 지역난방을 사용하는 아파트경로당의 경우 일괄적으로 관리사무소에 50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협의했다.

결제를 경로당별로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는 것도 문제였다. 기름과 LPG를 사용하는 경로당은 수시로 영수증을 보내왔고 도시가스와 심야전기를 사용하는 경로당은 검침일자가 달라 제각각 다른 날짜에 청구서가 발행돼 일일이 취합하는데 애를 먹었다. 다행히 기관의 협조로 10일 단위로 청구서를 처리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면서 보다 수월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지회의 수고로 인해 투명하고 공정한 난방비 집행이 가능해졌지만 개선사항도 분명하다. 난방비 보조금 정산을 위해서는 500여개에 달하는 경로당의 지급내역 등을 출력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 

대략 지회별로 100~200만원을 프린터 토너 구입비용 등으로 사용하는데 난방비 예산은 타 용도로 사용이 불가능해 이를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보다 원활한 관리를 위해서는 지회 인원 충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노인회 관계자는 “보다 투명하게 보조금을 집행하려면 이를 전담 처리하는 직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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