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은 왜 ‘쾨쾨한 냄새’가 날까?
어르신들은 왜 ‘쾨쾨한 냄새’가 날까?
  • 황경진
  • 승인 2008.08.23 0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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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대사 능력감소로 노폐물 분해·배출 못해

‘노데날 알데하이드’ 만성질환자에 많이 발생
몸 자주씻고 구강관리 철저… 규칙운동도 중요

 


한모(76)어르신은 며칠 전 손녀의 행동에 상처를 받았다. 방학을 맞아 내려온 손녀가 반가워 안아주려다 “할아버지한테 냄새가 난다”며 도망치듯 며느리에게 달려갔기 때문이다.
손녀의 행동에 충격을 받은 한모 어르신은 손녀가 집에 머무는 동안 옆에 가는 것을 피해야만 했다. 이처럼 한모 어르신처럼 ‘냄새’ 때문에 고민하는 어르신들이 적지 않다.


나이가 들면 체취가 강해지면서 독특한 냄새를 내는데 이를 보통 ‘노인 냄새’라고 한다. 노인 냄새는 신체 노화에 따른 신진대사 능력의 감소로 노폐물의 분해와 배출이 활발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세종병원 가정의학과 김수연 과장은 “노년기가 되면 피지에 포함된 지방산인 9-hexadecenoic acid가 산화, 분해돼 생기는 물질로 인해 특유의 노인 냄새가 발생되며 이는 이는 노네날 알데하이드(C9H16O)라는 물질”이라며 “주로 고령층에서 많이 생성되지만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특히 더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원인
어르신들에게 냄새가 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구강 문제로 인한 냄새=치아 손상 외에도 노년기에는 틀니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아 세척을 잘 하지 못하면 음식물 찌꺼기가 부패해 구취가 심하다.


입안을 깨끗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침이다.  어르신의 경우 침이 잘 나오지 않는 구강 건조증을 가지고 있거나 구강 건조증의 부작용을 가져오는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으면 침 분비가 적어 구취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요실금=여성의 경우 요실금으로 인해 웃거나 무거운 짐을 들 때 소변이 조금씩 새어 나와 냄새가 날 수 있다. 남성 역시 전립선 비대 등으로 소변을 볼 때 실수하는 경우가 많아 요소분해 박테리아가 암모니아를 형성해 몸에서 지린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이외 활동력이 떨어지므로 몸을 자주 씻지 않는 경우 두피에 피지나 비듬이 쌓이거나 겨드랑이, 성기 주변 등의 땀샘에서 탁하고 쾨쾨한 냄새가 나게 된다.


냄새가 날 경우 청결하게 씻고 관리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젊은 사람들이 하루 3번을 씻는다면 신진대사가 느려진 어르신의 경우 3번 이상 씻어야 한다. 따라서 특별히 잘 씻고 관리한다면 어르신이라고 해서 모두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다.


자주 씻는데도 냄새가 심하다면 구강내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노년기에 복용하는 약물 중에는 구강건조증의 부작용을 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로 인해 구취가 심해질 수 있다. 신경계통 약물 중 입마름(구강건조증) 부작용을 가진 약물이 많으며, 항암제의 경우 구강내 곰팡이균이 잘 자라고 잇몸 염증을 잘 유발하므로 구취가 심해질 수 있다.


당뇨병, 결핵, 감염성 질환 등의 전신질환이나 비타민 결핍, 약물 장기 복용으로 구내염, 설염이 잘 생기는 경우에도 구취가 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예방


사람은 전신에 분포한 피지선에서 땀 외의 여러 분비물이 나온다. 대부분 물이지만 그외 젖산, 요소 등의 여러 성분들이 나오고 이들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냄새가 나게 된다.  그런데 젊은 사람과 달리, 나이가 들면서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해 피부에 노폐물이 더욱 많이 남게 되고 이들 피지선에서 불포화지방산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물질인 노네날 알데하이드가 더 많이 만들어져 쾨쾨한 냄새가 배출된다. 


구취에서도, 어릴 때와 달리 나이가 들면서 침의 산도가 변화하면서 음식물 찌꺼기가 부패하기 쉬운 환경이 돼 구취가 더욱 심해진다. 노인 냄새 예방법 5가지를  살펴보자.


① 몸을 자주 씻어 청결하게 관리한다. 아무리 나이가 많더라도 자주 목욕하고 청결을 유지하면 어느 젊은이나 다름없이 특별한 냄새를 유발하지는 않는다.


② 구강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양치질을 식후에 반드시 하도록 하고, 충치나 틀니 이상 등의 치아에 손상이 있는 경우 치과치료를 받는다. 구강 청결 외에도 구강건조증으로 인해 구취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물을 자주 마셔 구강을 건조하지 않게 한다. 이외 껌을 자주 씹거나 사탕을 먹으면 침 분비가 증가하여 구강 건조증에 도움이 된다.


③ 여성의 경우 요실금이 있거나 남성의 경우 전립선 비대 등의 배뇨장애가 있을 경우 산부인과나 비뇨기과를 방문해 치료한다.


④ 체내 노폐물 배설이 잘 될 수 있도록 물을 자주 마시고, 야외에서 산책이나 운동 등 신체 활동력을 높인다.


⑤ 침구와 옷을 자주 세탁한다.


■도움말 세종병원 가정의학과 김수연 과장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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