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목(裸木)
나목의 비어있는 여유와 사색은 한편의 시다
별이 흐르는 겨울 몰아닥치는 칼바람에
나목가지의 자지러짐과 떨림엔 태고의 울부짖음이,
나무 속살의 움 속엔 꿈이 있다
모네의 봄 물안개 자욱한 해돋이도 있고
반 고흐의 여름해바라기의 강렬한 열망도 있다
가을의 들과 산에
원색의 물감 마구 문지르고
황혼 짙게 덧칠한
야수파의 충일한 생명감도 있다
어느 세한 오후
경건한 마음으로 신의 은밀한 언어로 갈겨 쓴
비어있는 여유와 사색의 시에서
겨울 나목의 꿈을 더듬고 새김질하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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