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광주 남구 등 지자체들 ‘코로나 우울증’ 겪는 어르신들 돌봐
서울 성동구, 광주 남구 등 지자체들 ‘코로나 우울증’ 겪는 어르신들 돌봐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4.03 10:54
  • 호수 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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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콩나물 키우고, 집에서 트로트 경연에도 참여
최근 지자체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콩나물 재배 키트 지급 등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충남 서천군 관계자가 홀몸어르신에게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반려식물을 전달하는 모습.
최근 지자체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콩나물 재배 키트 지급 등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충남 서천군 관계자가 홀몸어르신에게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반려식물을 전달하는 모습.

서울 성동구, 광주 남구 등 ‘콩나물 재배 키트’ 보급해 심리 안정 도와

서울 강남구, 트로트 온라인 경연… 서초구, 다양한 건강‧취미 영상 제공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임도웅(80) 어르신은 한 달 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코로나블루’라고 불리는 우울증을 겪고 있다. TV를 보면서 무료함을 달래려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임 어르신에게는 동거하는 ‘새 친구’가 생겼다. 성동구에서 어르신들의 심신안정을 위해 집에서 기를 수 있는 ‘콩나물 재배 키트’를 나눠준 것이다. 임 어르신은 “예전에 집에서 화초를 키우던 생각도 나고 소일거리도 생겨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어르신들의 즐거움이었던 경로당과 복지관이 기약 없는 장기 휴관에 들어가며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의 사회적 고립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일부 어르신들은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고 혼자 지내다보니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지자체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 코로나블루를 호소하는 어르신들의 우울감 해소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어르신 코로나블루 극복에 가장 주목받는 사업은 콩나물 재배 키트 보급이다. 성동구의 경우 노인맞춤 돌봄서비스 대상 독거어르신 786명에게 ‘집에서 기를 수 있는 콩나물 재배 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콩나물 재배 키트는 매일 3~4회 물을 주면서 키우면 어르신들은 매일 성장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우울한 마음을 달랠 수 있다. 또 일주일 뒤에 수확해 요리도 해먹을 수 있어 영양보충이라는 1석2조의 효과도 있다. 

실제로 식물키우기는 심리안정에 큰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가 2017년 반려식물을 보급하며 홀몸어르신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2%가 ‘우울감‧외로움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효과 때문에 광주 남구, 부산 북구 등도 심리 안정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마찬가지로 콩나물 재배 키트를 보급 중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어르신들 마음이 힘들어지기 시작하면 몸도 아플 수 있다”면서 “코로나블루를 호소하는 어르신들에게 콩나물 재배 키트가 무료함을 달래고 현재 상황을 평온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남 서천군은 외로움을 토로하는 취약계층 어르신 100명에게 심리방역 차원에서 공기정화 효과도 갖춘 반려식물을 지원했다. 서천군은 어르신 가정 방문을 실시해 주기적으로 건강을 확인하고 어르신과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정서적·사회적 교감을 실시함과 동시에 집안의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노박래 서천군수는 “어렵고 힘든 시기지만 어르신들이 반려식물을 기르면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고 우울감을 해소하여 건강한 노후를 보내시길 바란다”면서 “어르신들의 건강 확인 및 관리 서비스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야외활동이 어려워진 어르신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해 코로나블루 극복을 시도하는 곳도 있다. 독거어르신 1400여명에게 콩나물 재배 키트를 전달하기도 한 서울 강남구는 3월 27일부터 국선도·라인댄스 등 실내에서 할 수 있는 10가지 홈트레이닝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강남구는 또 관내 노인복지관을 통해 어르신들이 집에서도 신바람을 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논현노인종합복지관은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활용해 ‘트로트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강남노인종합복지관은 개관 시까지 안부확인, 응원메시지, 일상을 담은 영상을 SNS에 공유하는 ‘미미위 챌린지’를 진행하는 중이다.

서울 서초구도 어르신들이 온라인으로 집에서 스스로 수업하며 무력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노인복지관, 느티나무쉼터의 홈페이지를 통해 라인댄스, 스트레칭, 스마트폰 교실, 노래 교실 등 인기 강좌 영상을 제공한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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