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코로나에 대처하는 다양한 실험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코로나에 대처하는 다양한 실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4.10 13:21
  • 호수 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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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9일 사상 처음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했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차일피일 개학을 미루던 교육부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왔던 온라인 수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준비기간이 짧아 교육기자재 부족 등 문제 등을 제기하며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혼란을 줄이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옹호하는 이들도 있다.

2020년 대한민국은 선뜻 시도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물론 반강제적이긴 하지만 말이다. 먼 미래의 일인줄 알았던 재택근무를 도입한 곳도 있고 구조상 재택근무가 어려운 회사는 4일 근무를 시도하기도 했다. 결과는 제각각이지만 긍정적인 효과를 얻은 기업들이 많다. 

필자는 최근 이용하는 도서관에서 코로나19 확산 이전 신청한 도서를 찾아가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런데 도서관은 지난 2월부터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문을 닫은 상태였다. 혹시 잘못 보낸 것이 아닌가 싶어 다시 읽어보니 문자 메시지는 2개였다. 하나는 도서관이 다시 문을 열면 그때 빌려도 된다는 내용이었고 다른 하나는 ‘클린도서 대출서비스’를 이용하면 휴관 중에도 빌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도서관들은 대대적인 휴관이 시작된 초창기에 다소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였다. 도서대출을 위해 드라이브 스루 등 저마다의 방법을 제시하며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클린도서 대출서비스도 이러한 도서관의 노력으로 탄생한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도서를 신청하면 그 다음날 사서들이 책을 미리 찾아서 1층에 마련된 임시대출소를 통해 오전과 오후에 두 차례 책을 빌려주는 구조였다. 방역도 철저했다. 책은 비닐로 포장돼 있고 대출담당자 역시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고 다른 도구들을 활용해 온몸을 철저하게 가렸다. 대출증을 확인하고 책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신체적 접촉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30초 이내로 대출이 진행됐다. 얼마나 많은 연구와 연습을 했을지 짐작되는 부분이었다. 지금 곳곳에서 진행되는 실험은 절대로 쓸모 없는 것들이 아니다. 이 경험들이 자양분이 돼 또 다른 바이러스가 몰려오더라도 혼란을 줄일 수 있게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대안 시스템이 갖춰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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