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지식 25] 양적완화
[알아두면 좋은 지식 25] 양적완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5.08 13:44
  • 호수 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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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이 통화공급을 늘려 경기를 살리는 정책

한국은행은 지난 3월 26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고 실물경제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다.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과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및 대상증권 확대를 골자로 하는 ‘한국은행의 공개시장운영규정과 금융기관대출규정’ 개정안을 의결한 것이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동원되지 않은 우리나라 최초의 ‘양적 완화’ 정책이다. 

양적 완화란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해소와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의 국채나 여타 다양한 금융 자산의 매입을 통해 시장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말한다. 정책 금리가 0(제로)에 가까운 초저금리 상태여서 더이상 금리를 내릴 수 없고, 재정도 부실할 때 경기 부양을 위해 주로 사용된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절해 간접적으로 유동성을 조절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보다 직접적인 방법으로 시장에 통화량 자체를 늘리는데 방점을 둔다.

한 국가의 양적 완화는 다른 나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양적 완화가 시행돼 달러 통화량이 증가하면 달러 가치는 하락하게 되고 미국 상품의 수출 경쟁력은 커진다. 달러 가치가 떨어짐에 따라 미국과 교역을 하는 우리나라의 원화 가치는 상승해(평가절상, 환율하락) 국내기업들의 수출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미국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그해 11월과 2009년 3월, 그리고 2010년 11월등 두 차례의 양적 완화를 시행한 바 있다. 그러나 두 차례의 양적 완화는 실물경기 회복에 기대만큼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2012년 9월 13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매달 400억 달러 규모의 주택저당증권을 사들이고 0% 수준의 기준금리를 2015년 중반까지 유지하기로 한다는 3차 양적 완화를 발표했다. 이후 저금리의 풍부한 자금이 풀리면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던 경제성장률이 2014년 상반기에 4.6%까지 회복됐고, 실업률이 하락하는 등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났다.  

일본도 2001년 3월 일본은행이 장기간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처음으로 양적 완화를 실시했다. 일본의 양적 완화 정책은 이후 2006년 3월 종료 시점까지 5년 동안 지속됐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부터 아베 신조 총리의 이름을 딴 ‘아베노믹스’(Abenomics) 경제정책을 통해 무제한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시도하는 RP매입은 은행·증권사 등 금융사들이 보유 채권을 한은에 담보로 맡기면 한은이 해당 금융사들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 형태다. 이에 따라 한은은 지난 4월부터 6월 말까지 3개월간 매주 1회 정례적으로 한도 없는 전액공급방식의 RP 매입을 통해 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 없이 공급 중이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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