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여는 어르신 상담 [7] “남편과 사별한 아픔, 죽을 것처럼 고통스러워요”
마음을 여는 어르신 상담 [7] “남편과 사별한 아픔, 죽을 것처럼 고통스러워요”
  •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 승인 2020.05.15 13:34
  • 호수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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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6개월 전 남편과 사별한 60대 여성입니다. 저희는 평소 잉꼬부부로 소문난 금슬 좋은 부부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남편이 폐암 말기 시한부 선고를 받고, 석달 만에 허무하게 떠나버렸습니다. 전 지금도 남편과 살던 집에 혼자 살고 있습니다. 집안 살림 하나하나를 보거나 함께 갔던 장소에 갈 때,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남편 생각이 납니다. 남편과 사이가 좋았지만 남편에게 더 잘 해주지 못한 것만 생각나고, 건강을 잘 챙겨주지 못해 남편이 중병에 걸렸던 게 아닐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A 평소 건강했던 남편분이 갑자기 암 선고를 받은 데 이어 그 분을 떠나보내야 했던 그 애통함이 얼마나 깊으실지 짐작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세상에 혼자인 듯한 외로움과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 어르신께서 겪고 계시는 사별의 고통은 병이 아닙니다. 지금의 이 견디기 힘든 고통도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나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시시때때로 밀려드는 남편 생각에 힘드신 것이 당연합니다. 그럴 때일수록 자신을 안으로 가두기보다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애도의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들을 함께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음껏 울기도 하고, 돌아가신 분에 대한 이야기나 혼자 살아가야 되는 삶에 대한 불안, 새로운 인생에 대한 희망 등 혼란스러운 마음을 나누며 어르신의 슬픔을 공감해주고 홀로서는 인생의 시작을 도와줄 대화상대를 찾아 위로를 받는 것이지요. 주변에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없다면 사별 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만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대화를 하다 보면 위안이 되고 의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럼에도 오랜 기간 동안 잠도 못 자고 밥 먹기도 어려울 만큼 슬픔이 통제되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사별은 사람이 겪게 되는 엄청난 사건으로 그 후유증이 대단합니다.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 한평생을 함께 해온 배우자의 빈자리뿐만 아니라 본인의 죽음에 대해서도 복잡한 상념에 젖어들기에 정신적 고통이 여느 다른 세대보다 클 수 있습니다. 

친구나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노력을 통해 슬픔이 어느 정도 잦아들게 되면, 그때부터는 어르신의 여생에 대한 생각도 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한 사람의 아내로, 주부로, 어머니로 살았기에 누려보지 못했던 삶, 그 새로운 인생을 설계해 보세요. 지금 가능한 일, 해보고 싶었던 일부터 시작하시다 보면 분명 의미 있는 삶이 펼쳐질 것입니다.         

◇도움말 :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02-723-9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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