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증대와 운영비에 보탬되는 경기 화성 등 공동작업장
소득 증대와 운영비에 보탬되는 경기 화성 등 공동작업장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6.19 14:39
  • 호수 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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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일하니 즐거워요”
최근 경로당 공동작업장이 회원들에게 소득을 올려주고, 운영비에도 일정 부분 보탬이 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전남의 한 경로당 공동작업장에서 국화를 재배하는 모습.
최근 경로당 공동작업장이 회원들에게 소득을 올려주고, 운영비에도 일정 부분 보탬이 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전남의 한 경로당 공동작업장에서 국화를 재배하는 모습.

친숙한 공간에서 농산물 재배부터 통발 제작까지 다양한 일 개발

수익금 경로당 위해 쓰거나 사회 기부… 노인일자리와 연계하기도

[백세시대=배성호기자] “회원들의 건강을 위해 함께 콩을 심었다가 된장, 간장도 만들어 팔게 됐어요.”

경기 화성시 노하3리경로당은 2018년부터 경로당 한쪽에 공동작업장을 만들어 직접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콩을 심는 과정부터 메주를 쑤고 각종 장을 담그는 전 과정에 회원들이 참여해 일정 소득도 챙기고 매년 200만원 이상 경로당 복지기금도 조성하고 있다. 한준희 회장은 “노인일자리와 달리 평생 친하게 지낸 이웃사촌과 대화하면서 일하니 힘든 줄도 모른다”고 말했다. 

소일거리를 통해 회원들이 일정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하고 경로당 운영에도 도움을 주는 공동작업장. 비록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많은 공동작업장의 작업이 중단된 상태지만 재개관을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하며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공동작업장은 여러 자격 요건을 갖춰야만 하는 노인일자리와 달리 경로당 회원 중 희망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또 일부 노인일자리가 교육을 통한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반면 공동작업장의 일거리는 누구라도 잠깐만 배우면 할 수 있어 업무 스트레스도 덜한 편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내집처럼 편한 경로당에서 이웃사촌인 회원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익금 어려운 이웃에 기부하기도

700평 규모의 옥수수밭 공동작업장을 운영하는 오산경로당 최동희 회장은 “현재는 경로당이 문을 닫아서 모일 수는 없지만 공동작업장에 틈틈이 나와 잡초를 제거하면서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면서 “여름에 옥수수를 수확한 후에는 들깨를 재배해 재개관 이후 경로당 회원들을 위해 사용할 복지기금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발생한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경로당도 있다. 대전 동구 상서제2경로당은 지난해 경로당 앞에 버려져 있던 앵두밭에서 앵두를 수확해 잼과 청을 만들어 판매하는 공동작업장을 운영했다. 회원들은 직접 앵두를 수확하고 씻어 씨를 걸러내 잼을 만들었다. 이후 철저하게 소독한 병에 잼을 담아 판매했고 200만원의 수익을 냈다. 수익금을 경로당을 위해 사용하는 대신 인근에 사는 독거노인과 보육원 아이들에게 지원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또 대전 중구 버드내1단지경로당도 폐우산을 수거해 리폼우산으로 재활용하는 공동작업장을 운영했는데 총 1000개의 리폼우산을 만들어 타 경로당과 복지관에 전달해 큰 호응을 얻었다.

김선자 상서제2경로당 회장은 “일을 한다기 보다는 함께 음식을 만드는 기분으로 일했는데 수익도 나고 좋은 일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전남도 등 매년 증가 추세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긴 하지만 이런 효과 덕분에 매년 공동작업장은 증가하는 추세다. 전남도의 경우 경로당 공동작업장 지원사업을 2017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2018년 17개소로 늘렸고 올해는 32개소로 확대해 운영한다. 전남도는 1억 44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사업에 참여하는 경로당 개소당 300만~1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3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4월까지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 5월부터 비대면 작업장인 손뜨개질, 토란가꾸기, 통발제작 등 공동작업장 운영을 재개했고 메주 만들기 등 계절 특색이 반영된 공동작업장도 하반기에 운영할 예정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소일거리를 통해 소득도 얻고 공익적 목적에도 활용하는 등 호응도가 높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르신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인일자리와 연계하는 시도도 있다. 광주연합회는 노인일자리 사업의 하나로 수산물 공동작업장(35명)과 농산물 공동작업장(35명)을 운영하고 있다. 농산물 공동작업장에서는 감자와 들깨 등을 재배해 판매한 수익을 회원들에게 나눠주고 노인일자리 보조금도 함께 지급하고 있다. 수산물 공동작업장에서도 명태와 멸치 손질 등 소일거리를 진행하고 있고 지난 6월 1일 성찬통발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일감을 늘려가고 있다. 통발제작업체인 성찬통발에서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공동작업장에 제공하고, 어르신들은 공급받은 재료로 통발(물고기를 잡는 바구니 모양 도구) 완제품을 만들어 납품해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광주연합회 관계자는 “지역에 다양한 사업체와 손을 잡아 어르신들이 보다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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