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끝날 것 같지 않은 어둠도
누군가는 그 안에서
찬란한 빛을 품고 있다
그 빛으로 출구를 연다
올해는 유난히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긴 장마, 그리고 계속해서 태풍이 온다. 어떻게 해야 이 힘든 시간을 견디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사분오열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지, 우리 모두는 심신이 지쳐서 누구 하나 희망을 언급하기조차 미안할 지경이다. 그러함에도 지금 이 순간, 어디에선가는 환자를 돌보고 이재민을 돕고 말없이 성금을 놓고 가는 이가 있다. 가슴 속에 모두 빛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 빛이 있어 세상은 언제나 밝았고 따뜻했고 등불이 되었다. 불을 밝히는 사람과 그 빛을 의지해 긴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가는 사람 모두 우리가 아닌가. 지금은 너와 나가 아닌 우리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유례가 없는 이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다. 함께 웃을 수 있다.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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