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더부룩할 땐 식혜, 수정과가 좋아요
속 더부룩할 땐 식혜, 수정과가 좋아요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9.25 14:37
  • 호수 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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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기름 삭혀 만든 식혜는 장운동 활발하게 해

옛날 귀한 음료였던 수정과, 혈액순환 좋게 해

식혜와 수정과

[백세시대=이수연기자] 명절이나 잔치 때 음식을 먹은 다음 마시는 수정과와 식혜는 한국의 전통 음료로 후식으로 마시는 음료다. 건강에도 좋고, 깊은 맛과 향으로 풍미를 더 해 식사 후 즐겨 마셨다. 

◇식혜는 속 더부룩할 때 마시면 소화 돕는 효과

전통 발효 음료인 식혜는 흔히 엿기름이라고 부르는 맥아 불린 물에 밥을 발효시켜 만든다. 우리 조상들은 더부룩한 속을 시원하게 내리기 위해 즐겨 마셨다. 

식혜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따르면 신라가 가야를 합병한 후 수로와 자손에게 제를 지내게 했는데, 이때 제물의 품목 중에 감주가 기록돼 있다. 또 1740년경 편찬된 ‘수문사설’에도 식혜에 대해 기록하고 있으며, 1800년대 편찬된 ‘규곤요람’과 ‘시의전서’에는 식혜 제조법까지 기록돼 있다. 

식혜는 엿기름가루를 따뜻한 물에 풀어 3~4시간 두어 누르스름한 물이 우러나게 한다. 되게 지은 뜨거운 밥을 퍼서 작은 항아리에 담은 다음 엿기름물을 부어 섭씨 60도로 보온한다. 5시간쯤 지나면 밥알 몇 알이 떠오른다. 어느 정도 떠오르면 밥알을 건져 헹군다. 항아리의 남은 물에 설탕을 넣어 달게 하고, 헹군 물을 섞어 생강 몇 쪽을 넣어 펄펄 끓인다. 식힌 후 가라앉혀 항아리에 담아 두고 먹는다. 

엿기름에는 녹말이나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디아스타아제’와 ‘프로테아제’ 등의 소화효소가 들어있다. 엿기름을 삭힌 식혜는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소화를 돕는다. 또 몸이 찬 사람이나 더운 사람 모두에게 효험이 있어 밀가루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으로 과식을 했을 때 한 그릇 먹으면 속도 개운해지고 갈증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몸 덥혀주는 계피와 생강이 주재료인 수정과 

수정과는 궁중이나 지체 높은 양반집에서도 새해가 시작되는 정월에나 맛볼 수 있었던 고급 음료였다. 

‘해동죽지’에는 고려의 궁인이 설날 곶감과 생강 끓인 물로 음료수를 만든 것이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데 ‘수전과’라고 부르며 새해가 되면 한 그릇씩 마신다고 했다. 

지금은 별 부담 없이 마시지만, 예전 일반 가정집에서는 제사 때나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접대용으로 어렵게 내놓았다고 한다. 다산 정약용이 ‘여유당전서’에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준비해야 할 음식 목록을 적어 놓았는데 여기에 수정과도 포함돼 있다. 

만드는 데 쓰이는 주재료는 생강과 계피, 곶감 등인데 여기에 단맛을 내는 흑설탕이나 매실 등이 쓰인다. 계피와 생강은 항염 효과가 뛰어나고, 몸을 덥혀주는 효능이 있다. 체온을 올려주고 혈액 순환도 좋게 해 겨울에 더 많이 마신다. 또 소화 기능을 원활히 해줘 속이 더부룩할 때 마시면 좋다.

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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