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들 적극 사회공헌 활동 펼쳐야”
“은퇴자들 적극 사회공헌 활동 펼쳐야”
  • 관리자
  • 승인 2008.11.2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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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지엄제2인생 ‘노블리스 오블리지’차원서 기여 바람직

민간단체들도 중고령 퇴직자 수용공간 마련해야
능력 떨어지는 노년층 일자리 위협 부작용 우려도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퇴직인력 활용에 대한 중요성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중고령 은퇴자들이 비정부기구(NGO) 또는 비영리기구(NPO) 등 민간단체를 통해 사회공헌활동을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은퇴자들이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재취업 또는 자원봉사를 하거나, 특히 전문직 은퇴자의 경우 ‘노블리스 오블리지’(noblesse oblige) 차원에서 사회에 기여하면서 제2의 인생을 펼치도록 하자는 취지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실제 평균 퇴직연령는 54.1세로, 기업의 평균 정년 56세보다 2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직의 평균 퇴직연령이 이보다 훨씬 앞서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인 점을 감안, 전문직 퇴직자들을 민간단체 활동에 참여시켜 제2의 인생을 펼치도록 돕는 한편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비영리기구인 ‘희망제작소’(이사장 김창국)가 11월 26일 서울 63빌딩에서 마련한 ‘전문직 퇴직자 사회공헌 활동의 성과와 과제’라는 심포지엄에서도 이 같은 논의가 이뤄졌다.


한국YMCA전국연맹 이학영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퇴직한 중고령자들이 인생을 정리하며 개인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공적인 삶을 꾸려가는 기회를 만든다면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사회구성원이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인생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나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는 세대들의 경우 활동범위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중고령 퇴직자들이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


중고령 퇴직자들이 참여 가능한 민간단체활동은 개인의 취미나 관심을 살릴 수 있는 문화곀橘츃예술영역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운동 ▷자치단체 등 지역의 주요 기관과 기업에 대한 감시 및 평가 ▷지역복지서비스 제공 ▷국가적 의제의 연구 및 평가 등이 제안됐다.


개인적으로 활동하거나 이미 설립된 민간단체나 기관에 참여해 자원봉사 또는 상근의 형태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실천방안도 제시됐다.


이학영 사무총장은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나 운영위원회 등 각종 전문위원회에 소속돼 자문을 하거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은 전문성을 살리는 좋은 방안”이라며 “전문성이 없더라도 활동가로 참여해 각종 캠페인을 비롯해 조사연구, 교육 등에 참여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직 퇴직자의 사회공헌활동을 지원하는 희망제작소의 ‘해피시니어 프로젝트’ 남경아 팀장은 “전문직 퇴직자들의 경우 학력이나 경제력이 높다는 이유로 오히려 재취업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며 “이들의 능력을 활용한다면 퇴직자에게는 일자리를, 민간단체에는 정보제공과 인적네트워크를 기반해 상부상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노인사회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생산적 노화’를 강조한 나머지 일과 경제활동의 관점에서 노인을 ‘사회적 자원’으로만 인식할 경우 비교적 능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에게는 부수적이고 보조적인 역할만 주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소정 부연구위원은 “퇴직자 또는 노인이 젊은 사람 못지않게 일하거나 활동 가능하다는 당위성을 강조하면 그렇지 못한 노년층이 배제되는 부작용이 있다”며 “사회공헌활동의 화두가 ‘삶의 의미와 행복’ 측면으로 옮겨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사회에 대한 애정을 갖고, 의미 있는 노후를 보내고 싶은 모든 노년층이 참여 가능하도록 계층을 초월, 대상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세시대사가 발족한 ‘어린이 유괴·성범죄 추방 국민운동’에 동참해 지역사회의 어린이 보호에 나서는 것도 좋은 예로 꼽을 수 있다.


중고령 퇴직자의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민간단체의 역량강화도 과제다.


이학영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민간자체들이 중고령 퇴직자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안 된 것이 사실”이라며 “중고령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의제설정과 설명회를 마련하고, 활동분야를 늘리는 한편 인턴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희망제작소가 최근 40~59세 대기업, 중소기업, 관공서 퇴직자 3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퇴직자 절반 이상인 60%가 ‘민간비영리기관 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참여 목적은 ‘남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39.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경제활동을 위해’(25%)가 뒤를 이었다.


참여 형태는 ‘무급’이 26.4%, ‘유급’이 25.8%로 나타났다. ‘상근직원’ 또는 ‘비상근직원’ 등 민간비영리 기관의 직원으로 일하고 싶다는 응답도 각각 17.1%로 나타났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왼쪽)가 11월 26일 63빌딩에서 열린 ‘제1회 해피시니어 어워즈’에서 수상자인 서재경씨에게 상을 전달하고 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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