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군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뜨거운 반응 속에 진행되고 있는 ‘왕인 문해(文解) 학교’ 어르신들이 한 학교에서 한글을 깨우치고 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책가방 들고 학교에 가봤습니다.”
전남 영암군이 시행하고 있는 ‘왕인 문해(文解) 학교’ 어르신들의 등교 체험이 화제다.이 ‘왕인 문해학교’는 영암군이 보릿고개와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살고 있는 어르신들의 응어리를 풀어주기 위해 2007년 말 문을 연 이른바 한글 대안학교. 농한기에만 개강하는 이 학교에는 글을 모르는 고령의 농촌 학생 700여명이 몰려 글을 읽고 쓰며 한글을 깨우치고 있다.
영암군은 이 학교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최근 할아버지, 할머니 학생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배고픈 시절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학교 문턱을 밟지 못한 서러움과 한을 풀어주기 위해 이 학교 할머니들에게 학교를 직접 가 보는 ‘등교 체험’을 선사했다.
이 체험은 10개 읍.면 초등학교의 협조를 받아 지난해 11월 미암서초교를 시작으로 오는 16일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등교 체험 날에는 왕인문해학교 교장인 김일태 영암군수와 문해교육 지도강사 등이 어르신들에게 특강을 하는 특별한 행사도 마련된다.
마을회관에서 문해교육을 받던 학생들은 난생처음 가방을 들고 간 학교에서 ‘아버지, 어머니…’ 등을 또박또박 써 내려가며 가슴 벅찬 시간을 가졌다.
한 학생은 “자식, 손자 때문에 학교에 가본 적은 있지만 직접 공부하러 학교에 와보기는 처음”이라며 “글자를 익히지 못한 평생 한을 풀어줘 고맙게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등교체험의 기회를 줘 눈물이 난다”고 감격해 했다.지난해 제1기 문해학교에서 266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올해 영암군은 11개 읍·면 34개 마을에서 753명이 입학한 제2기 문해학교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