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몸 올바른 생활
정직한 몸 올바른 생활
  • 정재수
  • 승인 2009.01.1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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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장

최근 웰빙 바람이 불더니 건강과 장수를 표방하는 별의별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보급되고 있다. 보다 나은 건강으로 멋지고 당당하게 살고자 하는 바람이야 당연한 일이다. 누가 이를 시비하겠는가? 그런데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소개되면서 마치 특정한 방법의 운동이나 식단이 모든 병을 일시에 해결하고, 백세장수는 보장된 결과인 양 믿도록 일반인들을 호도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 그칠 수가 없다. 정말 그러한 방법이 있는 것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생활은 먹고 마시고 움직이며 마음 쓰고 잠자는 일로 구성돼 있다. 우리 몸은 매우 정직하다. 몸에 부과한 조건에 따라 반응하게 돼 있고, 거짓말을 모른다.

음식을 먹으면 먹은 대로 철저하게 소화 분해해 흡수하기 때문에 체내의 대사적 성상은 식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그만큼 살이 찌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질환에 걸리게 돼 있다. 정결하지 못한 음식을 취하면 배탈과 설사가 난다. 또 특정 음식에 집착하면 다른 영양소와의 균형이 깨져 대사적·생리적으로 문제가 야기되는 것이 우리의 몸이다. 이러한 생활습관을 제대로 개선하지 않고, 특별한 방법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난센스이다.

술도 그러하다. 술이 우리 몸에 들어가면 당연히 대사적 경로에 따라 처리 돼야 한다. 처리되지 못한 과잉의 알코올은 뇌신경 조직과 여러 장기에 직접적 영향을 주어 많은 변화를 초래해 지방간을 비롯해 간경변, 신경염, 태아증후군 등의 질병을 유발한다. 그로 인한 사회생활의 장애까지 초래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특정 식품이나 약물을 섭취하면 숙취가 해결되고 술로 인한 폐해가 모두 없어지는 양 소개되는 일들이 만연되고 있다. 제대로 된 판단보다는 문제를 쉽게 해결하려는 안일한 자세가 문제다.

운동도 다를 것이 없다. 최근 운동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각종 스포츠 센터, 헬스클리닉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으며, 도시주변의 산이나 강변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 중에서도 상업적 목적의 프로그램들이 도입돼 마치 그 같은 방법을 택해야만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에 걸리지 않는 듯 호도하는 경우도 더러 본다.

일상에서 운동하면서 스스로 만족을 찾아가고 젖어 들며 생활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지 못하고 몇 번의 운동으로 효과를 기대하는 짧은 생각을 버려야 한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위축되고, 특히 골격근이 골절될 경우 몇 개월을 사용 못하게 되며 그 결과 처참할 정도로 앙상한 모습으로 위축되는 것을 보게 된다. 우리의 몸은 사용해야할 것은 계속 사용해야만 그 의미를 갖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변함없이 움직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 것은 더욱 안 된다. 늙으면 근육의 위축도 훨씬 빠른 속도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잠자는 것도 마찬가지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면 피로가 누적돼 많은 문제가 초래된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은 기질 또는 질병에 의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실은 상당 부분 생활의 리듬이 깨졌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이와 같은 생활리듬의 난조는 더욱 큰 영향을 미쳐 잠을 못 이루도록 하고, 그 결과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리게 된다. 생활리듬의 경우 일상생활의 개선으로 바꿀 수 있는데, 대부분 약물을 섭취하거나 정체불명의 방법들에 의지하는 것을 많이 본다.

우리 몸은 정직하다. 바로 그러한 정직한 생체를 가장 정확하게 받아들여, 무리하지 않고 몸에 맞는 삶을 영위하는 것이 장수를 이루는 길이다. 실제로 백세인들을 직접 면담하고 조사했을 때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특별한 행동이나 습관, 또는 약물에 의지하지 않고 가장 정상적인 보통의 삶을 살았다는 점이다.

백세인의 삶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규칙성과 절제, 지속성 그리고 리듬이다. 이러한 원칙에서 어긋났을 때, 우리 몸은 변하게 되고 질병에 걸리고, 결과적으로 장수를 이루지 못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우리 몸은 그만큼 정직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갖가지 편법에 의존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이러한 편법을 조장하는 상술의 부도덕성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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