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화장실 다녀왔는데 잔변감… 반복 땐 꼭 검진을
방금 화장실 다녀왔는데 잔변감… 반복 땐 꼭 검진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1.05.07 15:09
  • 호수 7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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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을 본 뒤에도 시원하게 볼일을 보지 못하고 잔변감을 반복적으로 느낀다면 대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변을 본 뒤에도 시원하게 볼일을 보지 못하고 잔변감을 반복적으로 느낀다면 대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항문 감각신경 자극으로 생겨… 설사·변비 반복되면 ‘과민성 장증후군’

혈변·점액변 나타나면 ‘대장암’ 의심… 배변 습관 변화에도 유의해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직장인 장 모(61)씨는 최근 아침에 대변을 보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변을 보고 싶은 기분이 자꾸 들어 하루에도 수차례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다. 대변을 본 뒤에도 잔변감이 있어 다시 화장실을 가면 실제로 변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고민 끝에 장 씨는 병원을 찾아 대장내시경 검사를 했고, 그 결과 충격적이게도 ‘대장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장 씨처럼 대변을 본 뒤에도 시원하지 않고 잔변감을 반복적으로 느껴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을 다시 찾는 사람들이 있다. 이처럼 배변 후 잔변감은 다양한 대장질환에 따른 증상일 수 있어 평소 배변 습관에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에 잔변감을 느끼게 하는 다양한 대장질환을 알아본다.

◇과민성 장증후군과 치핵

대장의 끝부분인 직장에서 항문 쪽으로 대변이 내려오면 직장과 항문관쪽 감각신경에서 이를 인지해 뇌에 전달한다. 그러면 인간은 변을 보고 싶다는 생각, 즉 변의를 느끼게 된다. 

그런데 직장, 항문의 감각신경은 대변이 아닌 다른 것에 압박돼 변을 보고 싶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데 이런 기분을 보통 ‘잔변감’이라고 한다. 변을 본 후에도 시원하지 않고 변이 남은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지는 잔변감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과민성 장증후군’이나 ‘치핵’을 들 수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의 경우 배에 가스가 차서 더부룩한 증상의 팽만감과 변비나 설사로 인한 직장‧항문의 감각신경 자극으로 인해 잔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또한 배변과 관련된 복통이 있으며 배변 횟수가 하루 3회를 초과하거나 설사가 반복되는 경우, 반대로 배변 횟수가 일주일에 3회 미만이거나 딱딱하고 덩어리진 대변을 보는 경우, 그리고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발생하는 경우에도 과민성 장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흔히 치질로 불리는 ‘치핵’도 항문 부위의 감각신경을 자극해 잔변감을 느끼게 한다. 치핵 제거 수술 후에도 한동안 붓기로 인해 항문 감각신경을 자극해 잔변감을 일으킬 수 있다.

이같이 잔변감의 원인이 과민성 장증후군이나 치핵인 경우는 그래도 심각한 대장질환은 아니다. 그러나 간혹 잔변감이 대장암의 원인 증상일 수 있으므로 세심하게 증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장암

보통 직장이나 하부 결장에 암이 생기면 장이 좁아져 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어 대변을 본 뒤에도 잔변감을 느끼게 된다.

변비가 지속돼 변 보기가 힘들거나 배변 후 잔변감이 들 때, 변이 예전보다 가늘어졌거나 혈변이나 점액변이 나타나면 대장암일 위험이 있다.

최창환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복통이나 복부팽만, 소화불량, 체중 및 근력감소, 피로감, 식욕부진 등이 동반된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과 같이 장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염증성 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잔변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대개 직장에 염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이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염증성 장 질환으로 인해 장에 염증과 궤양이 발생하면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설사가 나타난다. 또한 장 내벽 손상으로 인해서 점액변을 보게 되며, 장 내벽의 궤양으로 인해 출혈이 발생하면 혈변이 나타난다.

이와 함께 대부분 쥐어짜는 복통과 함께 급하게 화장실을 가는 일이 잦아지기 때문에 반복적인 잔변감을 느낄 수 있다.

◇기타

섬유질이나 수분 섭취가 충분하지 않아 대변 덩어리가 직장에서 딱딱해져 배출할 수 없는 상태인 분변 매복의 경우에는 묽은 배설물이 나오면서도 변이 나오지 않아 잔변감으로 고통을 느낄 수 있다. 항문과 직장 부위의 피부 또는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항문 및 직장 궤양의 경우도 증상이 비슷하다.

또한 산부인과 혹은 비뇨의학과적 종양에 대한 치료를 위해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방사선 직장염이 발생해 잔변감을 느낄 수 있다. 이질 등의 세균성 장염, 아메바 등에 의한 원충류 감염 및 바이러스 장염에 의해서도 종종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잔변감은 과민성 장증후군이나 치핵 등이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일부에 있어서는 대장암과 같은 심각한 대장질환으로 인한 증상일 수가 있다.

최창환 교수는 “배변 후 잔변감과 함께 변이 가늘어졌거나 혈변이 동반되거나 이전과 다르게 배변 습관이 달라졌다고 느껴지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할 것을 권한다”면서 “대장내시경 검사 등을 통한 조기진단 및 치료로 심각한 대장질환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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