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금요칼럼] 100세시대 노후생활 전략 : 하하(HAHA) 인생 / 최성재
[백세시대 금요칼럼] 100세시대 노후생활 전략 : 하하(HAHA) 인생 / 최성재
  • 최성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21.08.13 15:25
  • 호수 7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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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건강하고 활기차고 행복한 노화

이것이 바로 ‘HAHA’ 인생

노후의 삶이 의미 있으려면

생애설계는 반드시 필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아

평균수명 100세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고령화사회를 맞아 연장되는 노후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는 개인적으로는 물론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다. 연장되는 노후를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지난 20~30년 동안 학계, 개별 국가 및 국제사회에서 여러가지 대책을 제시해 왔다.

1990년대부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건강하고 활기찬 노화’(Healthy and Active Ageing)를 고령화에 대응하는 개인 및 국가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호응해 UN에서도 1999년을 세계 노인의 해로 선포하면서 ‘모든 연령대가 함께하는 사회’(A Society for All Ages)라는 캐치프레이즈와 더불어 ‘건강하고 활기찬 노화’를 각국에서 개인과 국가 대책으로 추진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2000년대를 들어 우리나라 노년층 사이에서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아픈 후 4일째 죽음)가 노후 생활의 캐치프레이즈가 되어 왔다. 이 말은 국제사회의 동향과 관계없이 국내 노년층 사이에서 만들어진 것이지만 건강하고 활기찬 노화와 거의 같은 의미라 할 수 있다. 

생애주기의 다른 단계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노후단계(노년기)에서 핵심적 생활 영역은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고령화 대책으로 제시된 건강하고 활기찬 노화는 신체적 및 사회적 영역에 크게 치우친 것이라 할 수 있다. 

건강은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을 다 포함하기 때문에 일부 심리적 영역도 고려한 것이라 할 수 있겠지만, 구체적 내용에는 심리적 영역 관련 사항은 거의 없는 편이다. 우리 사회의 99-88-234도 역시 신체적 영역과 사회적 영역에 치우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후 삶에서 건강하고 활기차게 지낼 수 있으면 그만이지 더 무엇을 바라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건강하고 활기차게 지내더라도 진정한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면 행복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건강하고 활기차게 지내더라도 행복감을 느끼지 못할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신체적으로 건강하게(Healthy) 사회적으로 활기차게(Active)에 더하여 심리적으로 행복하게(Happy) ‘나이 들어가는 삶’이 된다면 훨씬 더 바람직할 것이다. 

건강하고, 활기차고, 행복한 노화는 영어로 ‘Healthy, Active and Happy Ageing’이라 표현한다. 약자를 따면 ‘HAHA’가 된다. 영어 발음 ‘하하’는 우리 말에서 웃음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이기도 하다. 

100세 시대에 계속 연장되는 노후인생이 ‘HAHA’ 인생이 되어 “하하…”하고 웃을 수 있어야 인류사회 발전의 위대한 결과인 장수가 더는 재앙도 위험(리스크)도 아닌 새로운 의미의 인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삶에서 진정 행복을 느끼는 것은 삶의 의미를 부여하거나 찾으려 노력함으로써 가능하다. 연장되는 노후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생의 꿈은 삶의 의미나 가치를 실현하려는 활동이나 행동을 말한다. 인생의 꿈은 유효기간이 없어 무덤까지 가면서 이룰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삶은 ‘노후만’이 아닌 ‘노후까지’ 인생 전체의 건강과 활동과 행복이다. 

노화(Ageing: 국제적으로 Aging보다는 Ageing을 더 많이 사용)의 뜻은 신체적 및 정신적 기능이 점차 약해지는 것, 소위 늙어간다는 의미 외에도 단순히 나이 들어간다는 의미도 있다. 나이 들어간다는 의미에서 인간은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생애 전 과정을 거쳐 노화한다. 

미국의 롱펠로(Longfellow)라는 시인은 그의 ‘인생찬가’라는 시에서 “우리의 심장은 튼튼하고 용감하면서 역시 무덤을 향해 장송곡을 치고 있다”라고 했는데 이 말은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무덤까지 계속 노화한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생애 설계는 인생의 꿈을 확인하고, 그 꿈을 인생의 전 과정에서 실현하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간 관리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것이다. 생애 설계는 건강한 노화와 활기찬 노화에 더하여 행복한 노화까지 포함하는 계획이므로 ‘HAHA’ 인생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노후까지 오는 인생길에서 좀 더 일찍 생애 설계를 하지 못했더라도 인생의 꿈은 유효기간이 없으므로 노후 임박해서도, 노후에라도 ‘HAHA’ 인생을 생애 설계를 통해 이루어갈 수 있다.

더 젊은 나이에 ‘노후만’이 아니라 ‘노후까지’ 자기 인생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 실천할 수 있다면 인생 전체가 더 건강하고, 활기차고, 행복한 HAHA 인생이 될 수 있고, 더 멋지고 성공적 노화의 인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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