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환자들의 말벗이 되고 그들이 평온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돕는 것은 보람 있고 즐거운 일입니다.”

70대 후반 어르신이 9년째 임종을 앞둔 환자를 위해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전주 엠마오 사랑병원에서 호스피스 활동을 하고 있는 이희우(78·사진) 어르신.

이 어르신은 2001년부터 매주 5회, 말기 환자들이 입원한 전주 엠마오 사랑병원을 빼놓지 않고 찾고 있다. 환자의 수발을 들면서 말벗이 되어 주고 있다.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생의 마지막에 다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주고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가장 큰 행복입니다.”

기독교 신자인 이 어르신은 2000년 전도사 정년을 마치고 이듬해 2월 전주 엠마오 사랑병원에서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 곧바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환자에게 다가가는 것조차 두려웠다는 그는 “나도 언제든 저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환자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가 9년간 지켜본 환자 수만 해도 수백 명. 2004년 세상을 떠난 남편도 치매를 앓았기에 환자 가족의 고통과 심적 부담을 이해한다고 했다.

하루 평균 5~6시간 일하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하루나 이틀을 꼬박 같이 보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어르신은 환자들과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호스피스 교육을 마치자마자 전주 우아동에서 병원 근처인 다가동으로 이사까지 했다.

서장경 기자/전주 efg@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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