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로 호흡 멈춘 어르신 되살린 기사·가이드 화제
음주로 호흡 멈춘 어르신 되살린 기사·가이드 화제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03.25 10:28
  • 호수 1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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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분 동안 심폐소생술…버스기사는 구급대 불러 인계

▲ 김갑수(왼쪽)씨와 조혜수 씨.
최근 단체 여행을 나섰던 어르신이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 다다랐으나 관광버스 운전기사와 여행가이드의 침착하고 순발력있는 대응으로 어르신의 소중한 목숨을 살려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일이 있었다.

행락철을 맞아 경로당 등 어르신들이 단체 관광을 떠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3월 19일 춘천의 ㅅ경로당 회원 87명은 관광버스 두 대에 나눠타고 인천의 팔미도로 관광을 떠났다. 모처럼 떠난 나들이에 어르신 모두 들뜬 기분으로 점심 나절부터 술잔을 기울였다. 그러나 유쾌한 기분으로 한나절 관광을 마치고 귀가하는 버스에서 문제의 사고가 발생했다.

평소 술을 즐기지 않던 문 모 어르신(여·72)이 음주 탓에 숨을 가쁘게 몰아쉬면서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가 갑자기 숨을 멈춰버린 것.

버스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버스는 이미 고속도로에 올라서 병원으로 급하게 돌아설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관광버스 운전기사 김갑수(45)씨가 급히 구급대에 신고했다. 가장 가까운 곳의 출입로를 확인하고 구급대를 출입로에 대기 시킨 후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 사이 호흡이 멈춰버린 문 어르신의 처치는 여행을 주관한 '미소여행사' 소속 가이드 조혜수(여·42)씨가 맡았다. 평소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방법을 숙지하고 있던 조혜수 씨는 10여분에 걸쳐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반복해 실시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응급처치에도 불구하고 문 어르신의 호흡은 돌아오지 않았다.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조혜수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자 한순간 문 어르신의 입에서 숨이 터졌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

10분이 넘게 호흡이 돌아오지 않아 모두 울며불며 발만 동동 구르던 상황에서 일어난 기적이었다. 문 어르신은 호흡을 뒤찾았고, 곧바로 고속도로 출입로에서 기다리던 구급대에 무사히 인도됐다.

응급처치로 어르신을 살린 조혜수 씨는 “여행 가이드로서 만일의 돌발상황에 대비해 평소 대응요령을 숙지하고 있었을 뿐”이라며 “문 어르신이 큰 변을 당하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한편, 침착하고 기민한 대응으로 문 어르신을 최단시간에 구급대에  인계한 김갑수 기사는 “어르신들이 모처럼 떠나는 나들이에 들떠 과음을 하는 사례가 많다”며 “장거리 여행을 하다보면 과음이 몸에 심각한 무리를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음주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문식 기자 moo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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