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노년을 강의하는 이회승(73) 어르신
행복한 노년을 강의하는 이회승(73) 어르신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3.26 11:51
  • 호수 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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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행복한 노년’ 강의
▲ 이회승씨.
“‘노인이 되었을 때 나는 과연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현재의 주어진 삶에서 노후를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노년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행복한 노년’을 강의하고 있는 이회승(73) 어르신은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열정적으로 쏟아내는 실버 강사다. 이 어르신은 복지관, 교회 노인대학, 노인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일주일에 2~3차례 행복한 노후에 대한 강의를 한다.

이회승 어르신은 3년 전만해도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2004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초청연구원을 퇴직한 뒤 그가 새롭게 도전한 일은 바로 ‘실버 강사’. 그가 실버강사의 길에 들어선 이유는 노년을 맞는 중장년층에게 준비된 노후를, 노년기를 살아가는 이들에겐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서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노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이회승 어르신. 하지만 노년에 대한 관심은 어머니와 장모님에 대한 영향이 컸다.

“제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어머니와 장모님을 모시고 살았어요. 그러다 어머니께서 2002년 4월 90세에 돌아가셨고, 장모님께서도 3년 뒤 93세로 세상을 뜨셨지요. 모두 장수하셨어요. 하루하루 늙는 그분들을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게 됐지요.”

그가 실버 강사로 나선 것이 하루 이틀 만에 이루어진 건 아니다. 그는 예순이 되는 해부터 틈틈이 노년에 대한 책을 읽고 자료 수집을 했다. 글을 쓰는 작업도 시작했다. 뿐만 아니다. 노인상담센터인 ‘한국노인의 전화’에서 노년에 대한 교육도 받았다. 남 앞에서도 매끄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을 키우기 위해 스피치 아카데미도 12년째 다니고 있다.

그의 강의의 큰 매력은 공감대 형성이다. 이 강의를 듣는 대부분이 노년세대를 맞게 될 중장년층 또는 이미 노년기를 걷고 있는 세대다보니 비슷한 문제와 고민들을 함께 공유할 수 있었다.

어르신들이 문제가 생기면 이회승 어르신은 상담사를 자처하고 나선다. 실제 이 어르신은 상담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전문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후배들의 상담 조언자 역할을 해왔던 터라 상담은 그에게 자연스럽게 관심사였다.

퇴직 후에는 보다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 지난해 5월 가정행복학교에서 가족상담학을 이수한 뒤 캐나다 크리스천 대학교 대학원에서 상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논문주제는 ‘노인상담의 실태와 활성방안’. 12명의 어르신들을 심층면접을 통해 노력의 작품이다.

상담학 박사를 취득한 뒤 그의 꿈은 노인전용상담소를 마련하는 것이다.

“박사논문을 준비하면서 들었던 생각이에요. 우리나라 노인들은 상담에 매우 소극적이에요. 특히 자녀, 배우자, 가정 문제 등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꺼려하지요. 문제를 풀기보다는 숨기고 참으며 사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노인상담 제도나 문화적인 보급이 절실하다고 생각해요. 동년배가 운영하는 노인전용상담소라면 자유롭게 이야기 하지 않을까요.”

그는 이밖에도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모니터단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어르신은 모니터단을 통해 TV, 신문 등 대중매체에서 비춰지는 노인상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자’가 좌우명처럼 일흔 셋, 이회승 어르신은 오늘도 실버강사, 상담사, 실버모니터단 등 하루가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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