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하면 행복해져요 6] 정리 안돼 답답한 공간이 우울하게 한다
[정리하면 행복해져요 6] 정리 안돼 답답한 공간이 우울하게 한다
  • 정경자 한국정리수납협회 회장
  • 승인 2022.05.16 10:56
  • 호수 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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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일명 ‘마음의 감기’라고도 부르며 전체 성인의 10~20%가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질병이다. 

기다리던 봄비가 오는 거리를 바라보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두근거린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눈송이가 보송보송 날리는 날이면 하얗게 덮인 나무들을 보면서 마음이 설레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든 적도 있을 것이다. 

또한 밖에서 보기에 허름해 보였는데 들어가 보니 깔끔하고 예쁘게 꾸며진 카페를 마주할 때 기분이 한결 좋아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공간은 사람의 기분을 기쁘게 만들기도 한다.

공간은 기분 좋게도 나쁘게도 해

반대로 사람의 기분을 우울하게 만드는 공간도 있다. 공간이 우울증을 만들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우울증, 즉 우울 장애는 뭐든지 하기 싫어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 일상적인 일이나 기능조차도 하기 힘들게 되는 것을 말한다.

내가 좀 우울하거나 우리 가족 중에 누군가는 좀 우울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나와 가족이 있는 공간을 찬찬히 한번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끔은 특별히 슬프거나 우울한 일이 없는데도 의욕이 없거나 손 하나 까딱하기 싫고 기분이 자꾸 가라앉는다는 느낌이 든다면 나의 환경과 공간을 바꿔보기 바란다.

사람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환경과 공간의 영향을 크게 받기 떄문이다. 예를 들어 집안에 물건이 쌓여서 잡동사니로 가득 차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 모든 가족이 불안과 우울증으로 고통을 겪게 될 수 있다. 정리되지 않은 공간이 불편함과 불안감을 만들고 급기야는 우울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동안 정리수납 컨설팅을 받은 고객 중에도 크고 작은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 심각하지는 않아도 의욕이 떨어지고 움직이기 싫은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공간까지도 병들기 쉽다.

사람이 생활하는 주거 공간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잡동사니와 물건들로 쌓여 있는 집이 의외로 많다. 안양에 사는 한 40대 여성 고객은 혼자 사는데도 옷장이 넘쳐 거실까지 옷으로 가득 찰 정도였다.

옷 방을 정리하는데 작업 공간이 없어 서서 옷을 개어 어느 정도 공간을 만들어 놓고서야 겨우 앉아서 작업을 할 수 있었다. 그 많은 옷들 중 아직 가격표를 떼지 않은 새 옷들도 많았다. 입지도 않으면서 왜 이렇게 옷을 구매했냐고 물었더니 물건을 구입할 때에는 기분이 좋아지고 무언가 하고 있는 것 같아 계속 반복하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주문한 옷이 배달되고 그 옷들이 쌓여가면서 더 우울해지는 것 같고 이런 자신이 싫어져 더는 견딜 수가 없었단다. 집안을 정리하고 싶은데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아 의뢰를 하게 된 것이다. 

옷장 서랍 한 칸만이라도 정리를

17평형 주거 공간을 전문가 6명이 9시간 넘게 정리하고 수납하고 나니 본인의 집이 이렇게 넓었는지 미처 몰랐다며 신기해했다. 마치 다른 집에 방문한 것처럼 이리저리 둘러보고, 옷장 문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면서 좋아했다. 마치 어린아이가 새로운 장난감을 선물받고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 고객을 보면서 공간을 정리수납 했을 뿐인데 새로운 삶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에 그동안 정리수납 전문가라는 직업을 처음 만들어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수고를 한 번에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내 생활을 바꾸고 싶다면 무리하지 말고 옷장 서랍 한 칸, 책상 서랍 한 칸만이라도 정리해 보자. 작은 시도가 당신의 삶에 큰 변화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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