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교육, 사회적 공론화 시작됐다
노인성교육, 사회적 공론화 시작됐다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4.14 18:43
  • 호수 1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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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강진군 등 경로당 복지회관 성교육 순회

▲ 성교육 강사로 나선 최영숙 백석대 교수가 4월 3일 천안 봉서당 경로당을 방문, 성교육 강의를 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올바른 성(性)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노인성 교육이 곳곳에서 마련되면서 최근까지 금기시됐던 '노인의 성'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고 있다. 이는 고령화로 인해 나타난 가장 획기적인 변화로 여겨지고 있다.

충남 천안시는 4월 3일부터 6월 12일까지 지역 경로당 140여 곳을 돌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성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번 성교육 프로그램은 노년기 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는 것은 물론 긍정적 인식을 넓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천안시는 문명순 천안시보건소 진료팀장을 비롯해 대학교수, 성폭력상담소 등 성교육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해 각 경로당을 순회, 교육한다. 지자체가 나서 경로당을 순회하며 성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전국 최초다.

강의는 5명의 전문가가 각 경로당을 방문, 1시간씩 신체적·심리적·사회적 성(性) 등 3가지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특히 전립선 비대, 야뇨증, 성병 등 신체적 건강관리 요령은 물론 식이요법 및 성 질환 무료검진, 상담 등도 함께 실시한다.

천안시는 앞으로 어르신들의 정서와 이해도 등을 고려한 교육 교재 발굴과 참여 계층에 대한 모니터링 등을 통해 교육 효과도 높일 계획이다.

문명순 천안시보건소 진료팀장은 “처음엔 성 교육 자체를 소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어르신들도 적지 않았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와줄 수 없느냐는 요청을 할 정도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복지회관을 돌며 성교육을 실시하는 곳도 있다.

전남 강진군보건소는 2007년부터 지역 복지회관을 돌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지역 복지회관 6곳을 돌며 400여명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진행,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는 11곳 복지회관을 방문해 성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이번 성교육은 남녀 성교육 전문가 1명씩을 강사로 초청, 남성과 여성이 보는 성의 관점을 토대로 치매예방 박수, 안마하기 등을 통해 서로에 대한 사랑과 배려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 어르신들의 성 생활 문제 등을 들어보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성 생활 횟수 질문에 교육 참여자 가운데 70세 이상 어르신들은 월 1차례 이상 성생활을 하고 있다는 답변했다.

교육 참가자인 최정순(67) 어르신은 “노인들의 성에 대한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강진군보건소 김미봉 방문보건담당은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성 문화의 정착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과 함께 최근에는 성교육 활성화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노인 대상 성교육·성상담 전문가 양성과정도 마련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와 보건복지가족부는 3월 25일부터 31일까지 ‘노인성교육·성상담 전문가 양성과정’을 실시, 큰 관심을 끌었다.

이번 교육은 성관련 교육 및 상담능력이 있는 노인인력을 성교육 및 성상담 전문가로 양성해 노년세대들에게 올바른 성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55세 이상~75세 이하 중고령자들로, 문화적 공감대를 공유하고 정신적 신체적 변화를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한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5월 중 서울·인천·충북지역의 노인성상담소를 개소, 교육생 가운데 일부를 선발해 노인 성교육 강사로 배치할 예정이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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