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자원봉사 활성화 어떻게 볼 것인가”
“노인자원봉사 활성화 어떻게 볼 것인가”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4.28 09:42
  • 호수 1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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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4월 27일 백범기념관서 심포지엄 열어

최근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 활동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노인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퇴직 이후 상실한 사회적 지위와 역할 보충 ▷긍정적 자아개념 유지 ▷노후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 ▷자아성장과 자아실현 부여 ▷사회적 관계망 형성 ▷신체 및 정신 건강 유지 등 다양한 효과가 있음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에 비해 노인자원봉사 활동 참여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인구의 6.5%가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5세 이상 자원봉사자 참여 비율인 59.5%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았다.

노인들의 자원봉사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노인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노인 자원봉사 전담기관을 설치하고, 노인자원봉사에 대한 사회적 보상체계를 강화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4월 27일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국가발전을 위한 노인자원봉사 활성화’ 심포지엄에도 이 같은 논의가 이뤄졌다.

▲ 노인자원봉사활성화 심포지엄이 4월 27일 백범기념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가한 발표자와 토론자들이 객석 질문을 받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임은정 복지부 노인지원과 사무관, 모선희 공주대 교수, 권중돈 목원대 교수, 한형수 서울시립대 교수, 정경희 한국사회보건사회연구원 박사, 박영란 강남대 교수, 김현숙 서초구자원봉사센터 소장.

▶노인자원봉사자를 위한 전문 관리 체계 마련 시급

권중돈 목원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최근 노인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그 영역 또한 점차 확대돼 가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노인 자원봉사활동은 사회적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어르신들의 자원봉사 참여율이 낮은 이유로는 건강 악화 및 경제적 어려움을 비롯해 자원봉사에 대한 인식과 정보 부족,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전문성 부족, 노인자원봉사 전문 인력 부재와 체계적 관리 부족 등을 꼽혔다.

이에 따라 권 교수는 ▷자원봉사 홍보 강화 ▷자원봉사 정보 제공 및 모집 활동 ▷노인에게 적합한 프로그램 개발 ▷자원봉사 교육 강화 ▷전문 자원봉사관리자에 의한 체계적 관리 ▷자원봉사 전담조직 설치 및 지원 강화 ▷노인 자원봉사 사회적 보상체계 강화 등을 노인 자원봉사 참여 촉진 과제로 제시했다.

권 교수는 “특히 노인 자원봉사활동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전문 자원봉사관리자를 통해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노인자원봉사자를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관리자 또는 조정자를 지속적으로 양성해 봉사자를 활용하는 기관에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이와 함께 노인의 경험과 지식, 기술 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 어르신들의 흥미와 능력에 맞는 자원봉사활동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선희 공주대 교수(사회복지과)도 “전문 노인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우수 프로그램 매뉴얼을 개발 및 배포하고 있으나 선진국에 비해 아직 노인의 전문적 경험을 활용하는 활동은 미흡한 실정”이라며 “노인들이 퇴직 전 전문직 경험이나 자격증 소지 등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역할을 연계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지역별 특색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 이날 심포지엄에는 노인자원봉사 관련 전문가를 비롯해 종사자, 어르신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노인자원봉사활동 구심점 될 조직체 구성해야

노인의 사회공헌활동의 가시화 또는 체계화를 위해서는 노인자원봉사활동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조직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 됐다.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청소년의 경우 걸스카우트나 보이스카우트와 같은 조직이 구성돼 있어 활동이 전문화 및 체계화는 물론 활동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며 “하지만 이에 반해 노인의 경우 이와 유사한 자원봉사활동의 가시화 및 체계화하려는 노력이 행해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박사는 이에 따라 ‘시니어스카우트(가칭)를 구성해 전국적인 조직망 결성 및 복장의 통일, 상징물 마련 등을 통해 노인의 사회 공헌활동을 체계화하고 가시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원봉사센터의 고령친화성 제고도 강조했다.

정 박사는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248개의 자원봉사센터 가운데 노인 특화해 봉사프로그램을 개방하는 센터는 29곳 밖에 되지 않는다”며 “노인 자원봉사를 배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밖에 ▷노인 특성을 반영한 자원봉사활동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 ▷지역 특화된 노인자원봉사활성화 전략 마련 ▷노인자원봉사활동의 사회적 가치 인식 제고 등을 주장했다.

반면 김현숙 서초구자원봉사센터 소장은 “현재 대한노인회를 비롯해 한국퇴직자협회, 한국시니어클럽 등 노인단체에서도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노인자원봉사활동을 위한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기 보다는 기존의 노인자원봉사활동 사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이 심 사단법인 어린이 유괴·성범죄 추방 국민운동본부 대표회장이 ‘어린이 유괴·성범죄 추방 국민운동’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자원봉사,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생활 제시

발제토론에 이어 열린 질의응답시간에 평택 실버인력뱅크 김영돈 팀장은 “노인자원봉사 개념이 너무 일자리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권중돈 목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가 일자리 수 늘리기에 급급해 있다”고 지적한 뒤 “민간영역 차원에서 자원봉사 협의체가 만들어져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임은정 보건복지가족부 노인지원과 사무관은 “노인 일자리와 노인자원봉사 개념만 가지고도 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라며 “복지부에서도 일자리와 자원봉사 둘 다 중요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자발적 단체와 연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좌장을 맡은 한형수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마무리 발언에서 “서구는 현재 노인자원봉사활동이 40~50%에 이르고 있지만 국내는 5~6%에 미치고 있다”면서 “하지만 90년대부터 시작한 국내 노인자원봉사활동을 생각하면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닌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 “현재 압축적 고령화를 맞고 있지만 노인 자원봉사를 통한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생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윤석인 희망제작소 부소장이 ‘노인자원개발을 위한 전문직은퇴노인자원봉사프로그램’을, 서경석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이 ‘노인자원봉사를 통한 신노년문화운동 시니어코리아’를, 이 심 사단법인 어린이 유괴·성범죄 추방 국민운동본부 대표회장이 ‘어린이 유괴·성범죄 추방 국민운동’ 사례를 발표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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