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시니어 전용 서비스 속속 선봬
금융권, 시니어 전용 서비스 속속 선봬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8.29 14:23
  • 호수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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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은행… 큰 화면의 현금자동인출기
이동식 은행 점포인 ‘KB시니어라운지’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모습.
이동식 은행 점포인 ‘KB시니어라운지’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모습.

국민은행, 서울 5개 노인복지관에 이동식 점포 운영

신한‧부산은행은 ATM 기기 노인 이용 쉽게 바꿔

[백세시대=배성호기자] “복지관에 들러 은행 업무도 함께 보니 정말 편해요.”

김영순 어르신은 지난 8월 22일 서울 구로구 구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프로그램을 수강한 뒤 ‘복지관 주차장’으로 나와 은행 업무를 처리했다. 지난달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복지관 주차장에 이동식 점포인 ‘KB시니어라운지’가 들어선 덕분이다. 김 어르신은 “따로 은행을 찾지 않아도 현금 입‧출금 등 간단한 업무를 할 수 있게 돼 좋다”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 큰손으로 자리잡은 시니어 고객을 잡기 위해 은행과 보험사 등이 잇달아 고령층 전용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은 7월부터 고령인구가 많은 서울시 5개구의 노인복지관과 협력해 ‘KB시니어라운지’를 운영한다. 대형 밴을 이동식 점포로 개조한 것으로 월요일 중랑구 용마경로복지센터를 시작으로 화요일 구로구 구로노인종합복지관, 수요일 은평구 시립은평노인종합복지관, 목요일 노원구 월계어르신복지센터, 금요일 강서구 서울강서노인종합복지관을 매주 방문한다.

각 복지관 내 주차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되며, 전담 직원을 배치해 △소액 현금 입출금 △통장 재발행 △연금수령 등 고령층 고객이 주로 이용하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각 복지관과 협력해 월 1회 고령층 고객 대상 금융사기 및 보이스피싱 예방 등 금융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5개 복지관을 시작으로 향후 수요에 따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무인으로 운영되는 디지털라운지에 60세 이상 시니어 전담 안내원을 배치한데 이어 현금자동인출기(ATM) ‘시니어 디지털 맞춤화면’을 개발해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하고 있다. 보통 고령자들이 금융용어를 어려워하고 ATM이 복잡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ATM 화면에 이용 빈도가 높은 4개의 메뉴만 메인화면에 보이게끔 간결하게 구성했다. 시니어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돈 넣기’, ‘돈 찾기’, ‘돈 보내기’와 같은 쉬운 용어를 사용했다. 또 화면은 크고 굵은 글씨체와 녹색과 주황의 색상 대비를 활용해 잘보이게 하고 기존 ATM 대비 70% 느린 속도로 발음하는 ‘느린 말 서비스’도 제공한다. 

BNK부산은행 역시 6월부터 ATM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시범적으로 적용했던 ‘어르신 화면 서비스’를 전격 확대하고 나섰다. 이 서비스는 기존 ATM기에 어르신 전용 메인화면을 추가해 시니어 고객의 이용 비중이 높은 거래를 주메뉴로 배치했으며, 큰 글씨와 간단한 용어를 사용해 한눈에 알아보도록 했다. 특히 점포 자체적으로 ATM기 메인화면을 어르신화면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해 영업점 특성에 따라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DB생명은 65세 이상 금융소비자를 위한 ‘시니어 고객 전용 콜센터’를 운영한다. 시니어 고객 전용 콜센터는 ARS 메뉴 선택 없이 5년 이상 경력의 상담원과 바로 연결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DB생명은 지난해부터 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발송하는 종합 안내장 글씨 크기를 키워 가독성을 높이고, 상품설명서 내에 고령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안내사항을 별도로 제공 중이다.

이와 함께 금융소비자가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는 사정이 있을 때 보험금 대리청구인을 지정할 수 있는 ‘지정대리청구인 제도’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과 홈페이지에서 지정 가능하며, 콜센터를 거칠 경우 65세 이상 가입자는 별도의 서류 없이 가능하다. DB생명 관계자는 “시니어 고객들이 보다 나은 보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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