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어린이 구조 위해 5m 높이서 '다이빙'
물에 빠진 어린이 구조 위해 5m 높이서 '다이빙'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5.26 17:17
  • 호수 1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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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숙(74) 어르신 청룡봉사상 수상
바다 빠진 어린이 구조한 김채숙(74) 어르신

▲ 김채숙(74) 어르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상을 준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경찰청과 조선일보사가 공동 주관하는 ‘제41회 청룡봉사상’ 수상자 김채숙(74·전남 완도·사진) 어르신은 수상 소감을 묻자 “할 일 했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낮췄다.

김 어르신은 2006년 9월 금일읍 동백리의 한 선착장 앞에서 3세가량의 어린 아이가 걸어가다 바다로 미끄러지면서 빠져 허우적거리며 떠내려가는 것을 발견하고 높이 5m가량의 선착장에서 바다로 뛰어내렸다.

김 어르신은 10m 이상을 헤엄쳐 가 이 아이를 혼자 힘으로 구조했다. 당시 71세의 고령인 데다 산업재해로 오른팔과 다리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2급 장애인(1995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용기와 초인적인 힘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린아이가 바다에 빠졌을 당시 선착장에는 젊은이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누구 하나 선뜻 구조에 나서지 못했다고 한다.

김 어르신은 “어린아이가 바다에 빠져 사경을 헤매는 상황이어서 아무 생각 없이 바다로 뛰어들었다”며 “해병대 출신이어서 바다가 무섭지 않았고 나이를 먹었지만 자신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그는 바다로 뛰어들 때 암초에 부딪히면서 왼쪽 무릎 등에 골절상을 입어 몇 달 간 병원 신세를 졌고, 지금도 그때의 후유증으로 다리가 불편하다.

2002년 임용된 김 경사는 서울지방경찰청 경찰특공대 5제대에서 근무하면서 수많은 작전과 경호 행사, 월드컵 등 국가 중요 행사에 참가해 큰 공을 세웠고, 특히 지난 1월에 있었던 용산 화재사건 진압 때 동료와 시위대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인정받아 서울지방경찰청의 ‘장한 경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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