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환자 10명 중 9명 심폐소생술 못 받아
중환자실 환자 10명 중 9명 심폐소생술 못 받아
  • 정재수 기자
  • 승인 2009.05.28 17:20
  • 호수 1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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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사팀 17개 병원 1592명 환자 가족 조사

최근 대법원이 존엄사를 인정, 생명연장장치 제거를 허용한 가운데 중환자실 환자 89.5%가 심폐소생술을 받지 않았으며 93.7%는 심폐소생술에 대해 가족과 이야기해 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명연장치료 이용에 있어 의료진의 설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죽음이 임박한 상황에서의 생명연장치료의 효과에 대한 가족의 잘못된 믿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사팀이 전국 17개 병원 연구팀과 함께 1592명의 사망환자의 가족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에서 밝혀졌다.

환자가 사망 전 심폐소생술을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의사가 하지 않기를 권하거나 심폐소생술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의사가 판단했기 때문에’(65.7%)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환자가 삶의 의미 없는 연장보다는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가족이 원해서’(27.1%) 등이었다.

한편 심폐소생술을 받은 임종 환자 10.5%는 ‘의료진이 최선을 다하기를 바라기 때문에’(41.2%), ‘의사가 권해서’(28.2%), ‘가족이 심폐소생술이 최선의 치료라 생각해서’(10.0%) 등의 이유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환자실에 입원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환자가족들은 ‘의사가 입원하지 않도록 권해서’(77.3%), ‘의사가 중환자실 입원이 최선이 아니거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9.9%), ‘환자가 삶의 의미 없는 연장보다는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가족이 원해서’(3.9%) 등이었다.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이유는 ‘의사가 권해서’(65.9%), ‘중환자실 입원이 최선이었기 때문에’(14.4%), ‘가족이 생명 연장을 원해서’(10.9%) 등이었다. 

한편 만약 같은 상황이 또 다시 일어난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가족의 43.3%가 중환자실에 환자를 입원시키겠다고 응답했으며, 가족의 12.8%가 환자로 하여금 심폐소생술을 받도록 하겠다고 응답했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기획조정실장은 “생명연장치료에 대해 환자나 가족들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환자의 연명치료에 대해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관행부터 바꾸고 사전의사결정제도와 임종환자관리지침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수 기자 jjs@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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