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마켓, ‘개인정보 유출 피해’ 후폭풍…초기 대응 미흡 논란
지마켓, ‘개인정보 유출 피해’ 후폭풍…초기 대응 미흡 논란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01.30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해 소비자 “피해 확산 방치, 상황 파악 의지도 없었다” 지적
지마켓 CI(사진=지마켓)
지마켓 CI(사진=지마켓)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지마켓이 개인정보 도용 논란에 휩싸였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지마켓에서는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꾸준히 개인정보 도용 피해가 이어졌다. 심지어 두 번에 걸쳐 상품권 정보를 도용당한 사례도 있었다. 

피해 사례는 대부분 비슷했다. 중국 IP 접속 사실이 동일하고 비슷한 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미사용 상품권이 사용완료 처리됐다. 문제는 초기 대처가 안일했다는 점이다. 피해 파악은 물론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이 없었다는 게 피해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피해자 A씨는 “이미 지난 10일부터 (고객센터) 신고가 들어갔지만 1주일이 지나도록 ‘상품권 도난 경고문’ 같은 알림이 뜨지 않았다”며 “이런 사실도 모르고 상품권을 구입했고, 이는 지마켓이 2차, 3차 피해자를 스스로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문제가 된 상품권들이 이 시스템 그대로 판매되고 있었다는 게 놀랍다”면서 “책임을 지게 될 것이 두려워 피해 확산을 방치했고 상황 파악을 위한 의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마켓이 문제를 처음 인지했다고 주장하는 시기는 지난 18일 오후 1시로, 이후 아이디와 비밀번호 변경 등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고객센터로 신고된 지 8일 만에 이뤄진 조치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유출 사실을 신고한 날은 19일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이용자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는 개인정보 분실·도난·유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 없이 이용자에게 알리고, 보호위원회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문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그 사실을 안 때부터 24시간을 경과해 통지·신고해서는 안 된다.

지마켓은 도용 사실을 인지한 후 24시간 내에 관계 기관에 해당사실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후 8일동안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출사실이 알파만파 확산됐고, 자사 고객센터에도 피해 당일부터 피해자들의 신고가 빗발쳤던 부분을 감안할 때 지마켓의 주장은 신빙성이 부족하다. 

특히 10일부터 18일까지 피해사례가 수차례에 걸쳐 반복돼 발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출 차단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없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부각된다. 정부당국은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 개인정보위원회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이 확인된 온라인 쇼핑몰을 조사하고 있다”며 “만일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법령에 따라 엄정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마켓의 개인정보 유출피해사례는 보안체계 미흡이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또 이번 도용은 지마켓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스마일페이’까지도 도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마켓의 고객대응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게 개별 공지 없이 사이트 내 공지사항에만 게재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일로 소비자 피해를 접수하는 전용 창구를 개설했지만 관련 내용이 미흡해 소비자가 알아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지마켓은 모바일상품권을 판매하는 전자금융업자로서 소비자보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다”며 “다른 온라인몰은 계정에 등록한 전화번호를 통해서만 핀번호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거나, 로그인 방식에 의심상황이 발생하면 휴대폰 인증 등 2차 인증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있어 도용당하더라도 상품권 핀번호 노출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마켓 측에 구체적인 대응방안 마련을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지마켓은 공지사항을 통해 “최근 외부에서 도용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해 일부 고객께서 구입한 전자 문화상품권 등을 도용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면서 “당사는 사건을 인지 즉시 해당 고객들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아이디와 비밀번호 변경 조치와 함께 사이버수사대 등 관련 기관과 협조해 투명하게 사건을 대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향후 사고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적극적인 보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지마켓을 믿고 이용해 주신 고객들께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고객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지마켓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