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에 사망자 1만5000명 넘어… 구조·구호에 힘 더 보태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에 사망자 1만5000명 넘어… 구조·구호에 힘 더 보태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2.13 09:44
  • 호수 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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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지영 기자]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이 튀르키예(터키) 동남부와 시리아 북부 지역을 강타해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금세기 최악의 지진 중 하나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6일 새벽(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국경지대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11분쯤 지나 규모 6.7의 강한 여진이 뒤따랐다. 규모 7.8은 21세기 전 세계에서 발생한 지진 중 4번째 규모다. 직선거리로 약 7400㎞ 떨어진 우리나라 강화도 지진계에도 감지됐다고 하니 얼마나 강력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이에 따라 사상자는 부지기수로 늘고 있다. 초기 최소 15명으로 알려진 사망자가 하루 만에 5000여명으로 급증했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 지진이 발생한 데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이 많아 사상자 숫자가 어디까지 늘어날지 모를 일이다. 

실제로 AFP·로이터·AP·신화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진 발생 나흘째인 2월 9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만 지진 사망자가 1만2391명으로 집계됐다.

시리아에서는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날 저녁까지 약 3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AFP 통신은 이를 토대로 양국을 합친 사망자가 1만5000명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사망자가 10만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14%라고 분석했다.

아나톨리아 지각판, 유라시아판, 아라비아판, 아프리카판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튀르키예는 세계에서 지진이 활발하게 발생하는 지역 중 하나다. 이번 지진은 아라비아판이 북쪽으로 이동하며 아나톨리아판과 충돌해 발생했다.

특히 이번 지진은 사람들이 잠든 시간에 도시에서 가까운 지하 얕은 곳에서 발생해 피해를 키웠다. 튀르키예에서만 5000채 넘는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지며 사람들이 매몰됐다. 

내진 설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는 점도 대규모 인명피해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시리아에서는 이미 10년 이상 전쟁이 지속돼 많은 구조물이 취약해진 상태다. 튀르키예와 접경 지역인 시리아 북부에는 내전을 피해 이주해온 난민이 머물고 있다. 건물들이 낡은 데다 지진 발생 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현재 지진 지역에는 18만명 이상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돼 시간이 흐를수록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지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도 강추위와 구호 물자 부족으로 생사 위기에 놓여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지 기상 상황과 계속되는 여진 속에서 우리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시간과 싸우고 있다”며 “생존자들에게는 피난처와 식량, 깨끗한 물, 의료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가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튀르키예와 비교해 내전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시리아의 상황은 훨씬 열악하다. 시리아 서북부 지역은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작은 교차로를 통해서만 구호품을 조달할 수 있는데, 이 길마저 파괴돼 구호품 이송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각국은 앞다퉈 튀르키예에 긴급구호팀을 파견하는 등 인도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튀르키예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스라엘과 앙숙인 그리스도 긴급 지원에 나섰으며,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까지 군 수송기와 구조대를 파견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 8일 118명 규모의 긴급구호대를 보내고 의약품 등 구호물품을 군 수송기를 통해 전달했다. 동시 파견 단위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외교부, 소방청, 한국국제협력단, 군 인력 등으로 구성됐다. 

‘형제의 나라’로 불리는 튀르키예는 우리나라와 유독 인연이 깊은 국가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어느 나라보다 빨리 파병을 결정한 나라가 튀르키예이기 때문이다. 이는 굳건한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

이제 전 세계가 인류애를 발휘할 때다. 인류는 대자연의 재앙 앞에 한없이 나약한 존재이지만 동남아 쓰나미, 동일본 대지진, 아이티 지진 등의 위기 때마다 힘을 합쳐 극복해왔다. 곤궁에 처한 지구촌 이웃을 돕는 데 적극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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