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를 이끄는 사람들 ⑬
노인복지를 이끄는 사람들 ⑬
  • 정재수 기자
  • 승인 2009.06.24 09:53
  • 호수 1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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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익 '실버산업전문가포럼' 회장

고령친화산업이라는 단어자체도 생소하던 2003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고령친화산업 인식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강병익 회장을 만났다. 건양대 고령친화RIS사업단장으로 활동하며 지난 2006년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한 강 회장에게 국내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 강병익 실버산업전문가포럼 회장
Q.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은.
지난 2003년 3월 창립 됐으니 벌써 6년이 지났다. 당시에는 '실버산업'이라는 말 자체에 대한 인식도 없었고, '노인을 대상으로 장사를 한다'는 반감까지 있었던 시기였다.  그렇다고 이 영역을 방치할 수 없어 실버산업에 대한 정보와 네트워킹을 목적으로 포럼이 구성됐다.

이후 2005년 9월 보건복지부에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하고 고령친화산업의 건전한 육성 및 발전을 위해 회원 및 회원사 간 친목 도모와 정보 교류, 실버산업 관련 서비스 및 기술 지원,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회원이 5700여명에 달하며 매월 정기적인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오프라인 모임도 갖고 있다. 요양, 주거, 기기용품, 금융, 농림, 정보통신분과가 마련돼 각 분과별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고령친화산업의 거의 모든 정보는 다루고 있다고 보면 된다.

Q. 지금까지 추진한 주요활동은.
정부와 대학 용역사업, 자문활동, 자료집 발간, 출판 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지난 4년 동안 한·중·일 관계자가 모이는 아시아 고령친화산업포럼도 개최하고 있다.

또한 일산 킨텍스, 광주, 대전 등 고령친화박람회에서는 주거, 용품, 요양, 은퇴설계 및 자산관리 등에 대해 개인, 기업을 대상으로 무료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건양대 고령친화RIS사업단과 함께 고령친화 기업들을 대상으로 홍보동영상 제작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매달 한차례 마련하는 정기포럼이다. 정기포럼에서는 고령친화용품을 비롯해 요양, 주거, 노인문화 등 분야별 이슈에 대해 전문가의 발표와 토론이 열리고 많은 회원들간 깊이 있는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Q. 포럼과 고령친화RIS사업단의 관계는.
회원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처음 건양대 고령친화RIS사업단을 맡았을 때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관련 네트워크가 전혀 없었다. 포럼에 동참한 이후 오랜동안 관련분야에서 일해 온 전문가들이 총망라, 교류할 수 있게 됐다.

이 포럼을 통해 건양대 고령친화RIS사업단이 고령친화산업을 위해 거듭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2006년 대통령상을 받았는데.
고령친화RIS사업단을 이끌고 미친 듯이 열심히 사업을 했다. 당시 주변에는 대학의 여러 전공 교수님들과 포럼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혼자만의 작품이 아니었고 많은 분들의 합작품인 셈이다. 그러한 노력과 진정성을 인정받아 대통령상(지역혁신리더 부문)을 수상한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낀다.

포럼 회원들이 앞으로도 고령친화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누구든 포럼을 통해서 강한 네트워크를 갖고 국내 최고의 고령친화산업 관계자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령친화산업에 뜻이 있는 관계자라면 누구라도 적극 참여하길 바란다. 1년 전 포럼 회장으로 선임됐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실버산업의 네트워킹과 정보제공을 통한 소통'이다. 많은 회원들이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포럼이 돼야 한다는 취지다.

Q. 최근 고령친화산업이 위기라는 우려가 있는데.
그 동안 정부는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중심으로 고령친화산업진흥법을 제정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실시하는 등 고령화에 대응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짧은 기간에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 시장을 창출했으며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인식도 크게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복지부 산하 로 격하된 데 이어 고령친화산업과마저 폐지됐다.

이제 막 걸음마 단계인 고령친화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앞으로 해야할 일들이 산적해 있어 걱정이 많다. 책임감 있게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 반드시 담당 부서를 부활시켜야 한다. 또한 보건복지가족부,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별로 고령친화산업을 육성키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고령친화산업의 실태를 파악하고 산업체가 원하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산업계는 물론 학계와 정부가 함께하는 협의체가 필요할 것이다.

Q. 고령화친화산업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지.
현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이들의 욕구가 커질수록 실버산업은 상상 이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화장품 산업에서 노화방지예방제품(안티에이징) 등이 중요한 아이템으로 떠오른 것이 좋은 예다.

더구나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고령친화산업은 매우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고령친화산업은 그 분야가 매우 넓다. 따라서 지금은 각 산업분야에서 노인의 특성(신체, 심리, 생리적)을 고려한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노력해야 할 때다.

Q. 고령친화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은.
고령친화산업은 이제 막 태동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얼마나 커질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당장 눈앞의 시장이 고령친화산업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고 산업체와 학계, 정부가 모두 힘을 모아 열심히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산업체는 해결하기 어려운 인력, 장비, 연구개발(R&D) 능력 등을 산학연 네트워크를 통해 강화하고 상호 협력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시장에 내놓아야 하며 정부는 이들의 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적절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국내시장이 작기 때문에 세계시장을 겨냥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작된 이후 1년을 맞고 있다. 복지용구 급여에서 일부 업체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횡령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지적이다.
고령친화산업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산업이지만 그만큼 정직하게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하는 산업이기도 하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산업체들이 서로 협력하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는 핵심 기술분야 육성, 부품 표준화 및 개발, 연구개발 자금 지원 등의 정책을 시장 눈높이에 맞춰 시급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정재수 기자 jjs@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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