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상달 가정문화원 이사장 “인생 승패는 축구처럼 후반전에 결정돼…‘가슴 설레는 일 해야’”
두상달 가정문화원 이사장 “인생 승패는 축구처럼 후반전에 결정돼…‘가슴 설레는 일 해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3.06 10:17
  • 호수 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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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펴낸 ‘가정행복지침서’ 화제…병원장이 환자 선물용으로 구입하기도

남편·아내 역할 배운 적 없어 상대에 상처만 줘… 남녀의 차이도 알아야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지난해 연말 화제가 된 책이 한 권 있다. ‘바보야, 결론은 후반전이야’. 두상달(84) 가정문화원 이사장이 심혈을 기울여 쓴 이 책 초판 3500부가 출간 한 달 만에 절판돼 지난 1월에 2쇄를 찍었다. 초판 1000부 완판도 힘든 요즘 출판계에 이례적인 현상이다. 

두 이사장은 “모임의 회원들 선물용으로, 종교단체 등에서 수십, 수백 권씩 사간다”며 “어느 병원장은 30권을 구매해 환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 앞으로의 인생이 날개 짓을 하며 하늘로 올라갈 것인가, 아니면 날개가 꺾여 추락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며 “이 책을 통해 인생 승패는 축구경기처럼 후반전에 좌우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두 이사장은 고려대 경제학과와 동대학원을 나왔다. 직장생활을 접고 무역·건설·식음료사업체인 칠성산업을 세웠다. 인간개발연구원 이사장, 한국기독실업인회 중앙회 명예회장,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명예회장으로 있다. 부부강사로 3500회 이상 강연 기록을 세워 이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부인과 함께 가정친화기업문화 확산과 교도소봉사 공로로 대통령 표창과 국민훈장 포상을 받았다. 지난 2월 말,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가정문화원에서 두 이사장을 만났다.

-가정문화원은 어떤 곳인가.

“부부 행복을 주제로 강의·상담도 하고, 2박3일 일정으로 부부 행복학교를 열기도 한다.”  

-저서 ‘바보야, 결론은 후반전이야’가 잘 나간다고.

“누구나 100세까지 사는 세상이 됐다. 그러나 장수는 준비된 사람에겐 축복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고통이자 재앙일 수 있다. 이 책은 인생의 하반기를 어떻게 살 것인가 그것을 가르쳐준다. 즉 ‘꼰대’로 살 것인가, ‘품격’으로 살 것인가 그 혜안을 담은 일종의 ‘가정행복지침서’이다.”

-인생 하반기를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 순간부터 남이 좋아하는 일을 하지 말고, 남의 눈치 보지 말고, 내가 진정하고 싶은 것을 하라, 가슴이 설레는 일을 하라는 말이다. 세 가지 측면에서  제안했다.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 가족 관계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 그리고 삶의 무게를 어디에 둬야 할 것인가 등이다.”

두 이사장은 돈이 있는데도 쓰지 못하는 ‘바보 같은 삶’을 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변에 폐지 등을 모으며 살다간 노인이 천억 원대의 부동산을 남기고 최근에 사망했다”며 “그 정도의 자산가가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폐지를 주웠어야 했나”라고 반문했다. 

두 이사장은 “돈이 있으면서도 못 쓰는 사람을 ‘실버 푸어’(Silver Poor)라고 하고 마지막에 잘 쓰는 사람을 ‘골드 실버’(Gold Silver)라고 한다”며 “내가 쓸 수 있는 돈이 내 돈이지 내가 쓸 수 없는 돈은 내 돈이 아니고 유산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돈은 어떻게 써야 하나.

“돈을 쌓아놓지 말고 자기와 직관적으로 연결된 단체라든지 사람들을 돕고 섬기는 데 쓰면 된다. 가진 재산도, 갖고 있는 탤런트(재능)도 아낌없이 주고 죽자는 의미로 ‘쓰죽회’라는 모임도 있다.”

-가족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최종적으로 중요한 존재는 동반자이다. 돈이 조금 부족해도, 건강이 조금 약하더라도 내가 의지하고 기댈 수 있고 서로 위로를 주고받을 수 있는 가족이 있다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국가가 공짜로 치료해주고 무상복지를 해주더라도 가장 좋은 복지시스템은 역시 가족이다.”

-그렇지만 가족 유대감이 해체돼 가고 있다.

“최근 청소년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를 가족으로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4분의 3이 가족이 아니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반려견은 가족으로 치지만 조부모는 아니라는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무릎에서 옛날 얘기를 듣고 자란 손주는 부모보다 조부모에게 더 많은 정을 느낀다. 가족의 해체로 과거와 같은 1·3세대의 관계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이 들수록 같이 살기 힘들다고 호소하는 이도 많다.

“이혼 직전에 여기(가정문화원)를 찾아오는 부부들이 많다. 그들 중 95%가 마지막으로 한 번 들러나 보자는 심사로 왔다가 상담 받고나선 이혼서류를 찢어버린다. 그들 대부분은 시시한 문제로 감정이 쌓여 최악의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무면허로 운전을 하면 남에게 피해를 입힌다. 우리는 제대로 부부, 부모의 역할, 남녀의 차이에 대해 배워 본 적이 없다. ‘무면허 남편’, ‘무면허 아내’로 살아와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남녀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나.

“남자는 자존심에 살고 죽지만 여자는 사랑에 목숨 건다. 여자에게 ‘사랑한다’, ‘예쁘다’는 말을 자주 해야 하는 이유다. 남자는 먹고 배설하는 생리적인 문제가 중요하고, 여자는 정서적인 욕구가 중요하다. 남자는 목표 지향적이지만 여자는 관계를 중요시 한다. 여자 한 사람이 화장실 가면 그 뒤로 따라 들어가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눈다. 남자는 용무 볼 일이 아니면 같이 화장실에 몰려가는 법이 없다. 그런 차이를 알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두 이사장은 대학 시절 한국대학생선교회(CCC)를 접하면서 기독교 신자가 된 이후로 장로로서 사명, 전도, 나눔과 봉사, 선교 등 다양한 신앙 활동을 해오고 있다. 

-살아오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 어떻게 극복했는지.

“신앙이 없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여러 직책을 맡아 활동하는 저를 보고 주변에서 정치 입문을 권하기도 했지만 한 번도 한 눈 팔지 않았다. 신앙의 힘 덕분이다.”

-노인에게도 신앙은 좋은 건가.

“죽음 앞에는 ‘쇼’가 없다. 진정한 모습이란 말이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신앙인과 신앙을 안 가진 이는 극과 극의 차이를 보인다. 후자는 원망과 절망, 공포에 가득 찬 잿빛이다. 반대로 신앙인은 평안하며 죽으면서도 감사 할 줄 안다.”  

두상달 이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제가 책에서 제시한 인생 후반전 20개 수칙을 실행하면 인생 하반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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