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째 "봉사는 내 삶" 70대 할머니
22년째 "봉사는 내 삶" 70대 할머니
  • 연합
  • 승인 2009.07.02 17:13
  • 호수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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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연 어르신, 제3회 청주시여성상 봉사부문 수상
▲ 22년째 봉사활동을 펼쳐 제3회 청주시여성상 봉사부문을 수상한 방승연 어르신.
"봉사활동을 안 했다면 오늘까지 이렇게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없었을 거예요."

7월 2일 '제3회 청주시여성상' 시상식을 앞두고 방승연(76·사진) 할머니는 전날 평소 봉사활동을 해오던 청주성모병원에서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날 봉사부문 수상자로 시상식에 참석해야 했기 때문에 주중 매일 4시간씩 하던 봉사활동을 할 수 없게돼 전날에 평소의 2배인 8시간을 병원에서 일했다. 순수한 봉사활동이지만 방 할머니는 개인적인 일 때문에 매일하던 일을 그냥 건너뛸 수는 없었다.

혹시라도 폐를 끼칠까 싶어 수상사실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방 할머니는 올해로 22년째 거의 매일 병원과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다.

1987년 오랫동안 운영하던 슈퍼마켓을 닫고 집에서 쉬며 성당을 다니다 수녀님의 소개로 충북재활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부터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는 방 할머니는 이후 청주시내 병원과 재활시설을 돌아다니며 빨래와 청소, 환자상담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해 왔다.

그 사이 남편도 세상을 떠나고 장성한 3남매도 독립해 지금은 혼자 살고 있지만 봉사활동으로 인해 노년의 고독이나 무기력함을 이겨낼 수 있었다.

차멀미가 심한 방 할머니는 항상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다. 이전에 충북대병원에서 일을 할 때는 자택에서 30여 분을 자전거를 타고 왕래했다. 비나 눈이 많이 오는 날에도 봉사활동을 쉴 수 없어 걸어 다녔다.

지금은 자전거로 15분 거리의 청주 성모병원에서 성당에 나가는 일요일을 빼고는 매일 환자 옷정리와 침구관리 등을 돕고 있다.

끊임없는 봉사활동의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방 할머니는 "봉사활동을 하면서는 마음이 즐겁고 늘 보람을 느껴요. 이제는 봉사가 생활이 되버려서 이게 아니면 무슨 일을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라며 수줍게 답했다.

매일 자전거를 타며 부지런히 봉사활동을 한 덕분인지 아직 건강하다는 방 할머니의 작은 소망은 몸이 허락할 때까지 계속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다.

"봉사활동을 안 해 본 사람들은 이 맛을 모르지요. 다른 사람들도 저처럼 봉사를 즐겁게 해서 생활화했으면 좋겠어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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