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기능 대체하는 ‘혈액투석’… 시기 놓치지 말아야
신장 기능 대체하는 ‘혈액투석’… 시기 놓치지 말아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3.20 14:08
  • 호수 8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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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 건강 위한 ‘혈액투석’ 바로알기
혈액투석은 투석기와 투석막을 이용해 혈액으로부터 노폐물을 제거하고 과잉 축적된 수분을 제거한 다음 다시 체내로 돌려주는 치료로, 사구체 여과율이 10~15% 미만 남아있을 때 시작한다.
혈액투석은 투석기와 투석막을 이용해 혈액으로부터 노폐물을 제거하고 과잉 축적된 수분을 제거한 다음 다시 체내로 돌려주는 치료로, 사구체 여과율이 10~15% 미만 남아있을 때 시작한다.

사구체 여과율 15% 미만 땐 혈액투석 시작… 투석 전 혈관수술 먼저 실시

1회 4시간씩 일주일에 3회 시행… 투석 중 손실되는 영양소 보충해야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신장(콩팥)은 양쪽 다 합쳐 300g 정도 되는 작은 장기다. 제 기능을 못하면 소변으로 나가야 할 노폐물이 몸 안에 쌓이고, 쌓인 노폐물의 독성 성분으로 인해 심장과 혈관 기능을 망가뜨린다. 심하면 몸의 균형이 깨지면서 심장마비나 심부전이 오기도 한다. 이때 병든 신장의 기능을 대신해 노폐물과 과다한 수분을 걸러주는 치료가 바로 혈액투석이다. 

우리나라 혈액투석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지난 2003년 4000명이던 환자 수는 2021년에는 1만6000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노인 인구의 증가로 인해 혈액투석 환자는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혈액투석이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대전선병원 신장내과 김성숙 과장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본다.

◇신장 기능 15% 미만 땐 혈액투석

혈액투석이란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시행되는 요법 중 하나로, 투석기(인공신장기)와 투석막을 이용해 혈액으로부터 노폐물을 제거하고 신체 내의 전해질 균형을 유지, 과잉 축적된 수분을 제거한 다음 다시 체내로 돌려주는 치료라고 할 수 있다.

혈액투석은 보통 신장의 기능을 의미하는 사구체 여과율이 10~15% 미만 남아있을 때 시작한다. 신장병이 진행하는 속도, 환자의 건강 상태와 증상, 삶의 질 등을 따져 시작 시기와 투석 방법을 결정한다. 

적절한 투석 시기를 놓치면 몸속에 지나치게 쌓인 노폐물로 인한 요독증에서 회복되기 어렵고, 다른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자세한 상담을 통해 투석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혈액투석 환자의 생명길, ‘동정맥루’

혈액투석을 받게 되면 분당 200㎖ 이상의 혈액이 몸에서 빠져나와 필터로 걸러진 후 다시 몸속으로 넣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위해 일정한 혈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큰 혈관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혈액이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하므로 바늘 직경이 일반 주사바늘보다 커서 보통의 팔에 있는 혈관으로는 혈액투석을 할 수가 없어서다. 그렇기 때문에 혈액투석을 위한 혈관수술을 먼저 실시해야 한다. 이를 ‘동정맥루 수술’이라고 한다.

동정맥루 수술은 환자의 팔과 다리 등에서 동맥과 정맥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방법과 인공혈관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수술은 최소 4주에서 수개월의 여유를 두고 준비해야 한다. 이 기간에는 혈관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팔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만약 영구적인 혈관수술이 준비되어 있지 않거나 혈관이 충분히 자리 잡지 않은 경우에는 목이나 사타구니에 있는 굵은 정맥혈관에 임시 도관을 넣어 투석을 진행하기도 한다. 

◇투석 시간·방법 등 상의해야

혈액투석은 보통 하루 4시간씩 주 3회, 일주일에 총 12시간을 받는 것이 기본이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일단 혈액투석을 시작하게 되면 질병을 완화하는 것보다는 콩팥의 기능을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석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

투석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동정맥루에 2개의 주사바늘을 꽂는다. 이 주사바늘이 달린 플라스틱 튜브가 투석기(인공신장기)의 특수 필터에 연결된다. 혈액은 한쪽 주사바늘을 통해 체외로 나와 투석기를 통해 펌프되며, 투석기 내에 있는 인공막을 통해 노폐물과 과잉 수분이 제거된다. 이후 깨끗해진 혈액을 튜브를 통해 다른 주사바늘로 체내에 돌려보내는 것이다.

투석 초기에는 투석혈관에 바늘을 꽂는 것부터 두려움이 생길 수 있다. 투석 중 경련, 두통, 메스꺼움, 어지러움 등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수분 제거 속도를 늦추거나 투석액의 나트륨 농도를 높이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수분을 지나치게 많이 제거할 경우에는 저혈압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투석과 투석 사이 기간에 너무 짜게 먹거나 체중이 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투석 후에는 시간 및 방법뿐만 아니라 설정한 건체중(몸이 붓지 않고 혈압이 정상으로 유지되면서 투석 후 힘들지 않는 몸무게)이 적절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식이 및 운동요법 병행을

혈액투석을 시행할 경우 환자가 병원에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 또한 함께 투석을 받는 환자들과의 교감으로 심신의 안정과 위로를 받을 수 있다.

혈액투석 환자는 식이요법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투석 중에 손실되는 영양소를 보충해 체중과 혈압을 조절하기 위해서다. 환자의 상태나 동반 질환의 여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단백질, 나트륨, 칼륨 등의 섭취를 줄이고, 당질과 지방은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합병증을 막고 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운동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운동을 해도 되는 상태인지, 특별히 주의해야 할 사항은 없는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석 미리 준비하면 두려움 없어

일부 급성 콩팥질환에서는 신장 기능이 회복되므로 투석이 필요 없다. 그러나 만성 콩팥질환으로 신장이 손상된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투석이 필요하다. 최근 투석치료와 기술이 발전하면서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들의 절반 이상이 콩팥병이나 요독증으로 사망하기보다는 심혈관질환 같은 다른 장기의 이상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콩팥 이외의 다른 장기가 나빠지지 않도록 잘 관리하면서 신장 공여자를 만난다면 신장이식을 받는 것이 다른 장기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만성 콩팥병은 상당히 긴 치료과정이 필요하다. 신장질환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석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당뇨병과 고혈압은 신장 기능을 떨어트리는 가장 흔한 질환이므로 이에 대한 관리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많은 환자들이 투석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하지만 미리 투석을 준비해서 시행하면 준비 없이 투석을 하는 것보다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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