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투자수익률이 큰 변수로 부각
국민연금, 투자수익률이 큰 변수로 부각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3.04.10 11:19
  • 호수 86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계결과, 수익률 1%p 오르면 기금 고갈 5년 늦춰

수익률, 여러 인구 시나리오보다 기금 소진에 민감

제도개혁 않는다면 50년 후 소득의 42%가 보험료

[백세시대=조종도 기자] 국민연금 기금투자 수익률을 기본 가정치인 연 4.5%보다 1%p(포인트) 끌어올리면 2055년으로 예상된 기금 고갈 시점을 5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기금이 소진될 경우 투자 수익률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연금제를 개혁하지 않는다면 기금 소진 이후 미래 세대의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없다. 또 지금과 같은 초저출산 상황이 지속된다면 미래 세대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3월 31일 향후 70년의 국민연금 급여지출과 적립기금 변화 추이 등을 산출한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앞서 지난 1월 국민연금이 현행 제도대로 유지될 경우 2041년부터 수지 적자가 발생해 2055년 기금이 바닥난다는 재정추계 시산(시험계산)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번 최종 결과에선 여기에 시나리오별 민감도 분석 결과를 추가했다.

시산 결과에 적용한 기본 가정은 ▷통계청 중위 인구 시나리오(합계출산율 올해 0.73명, 2050년 이후 1.21명) ▷경제변수 중립 ▷기금투자 수익률 4.5% ▷임금상승률 3.7% 등이다. 

여기에 고위·저위 인구 시나리오, 경제변수 낙관·비관 시나리오 등 총 8가지 경우를 상정해 기금 소진 시점 등을 계산한 것이다. 그 결과 인구와 경제변수 변동은 기금 소진 시점엔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계출산율이 올해 0.88명에서 점차 상승해 2050년 이후엔 1.40명에 달할 것이라는 고위 전망에서의 기금 소진 시점은 2056년으로 1년 늘어났고, 코로나19 영향의 장기화로 2050년 이후에도 출산율이 0.98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 하에서는 그대로 2055년이었다.

당장 올해 출산율이 극적으로 반등한다 해도 올해 출생자들이 국민연금에 가입할 때까지는 최소 20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30여 년 앞으로 예상된 기금 소진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또 보다 낙관적인 경제 전망을 적용할 경우 기금 소진 시점은 2056년, 비관 전망 하에선 그대로 2055년이었다.

다만 인구나 경제 변동은 장기적인 부과방식비용률이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급여지출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과방식비용률은 그해 보험료 수입만으로 지출을 충당할 경우 필요한 보험료율을 뜻한다. 기금이 소진되면 국민연금은 부과방식으로 전환된다.

기본 가정 하에선 부과방식비용률이 올해 6%에서 2078년 35%까지 증가했다가 70년 후인 2093엔 29.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만약 초저출산 상황이 계속되면 2070년과 2093년의 부과방식비용률은 42%에 달하게 된다. 소득의 42%를 연금보험료로 내야한다는 의미다.

기금투자 수익률의 경우 기본 가정에선 연 4.5%를 상정했는데 이를 0.5%p 올리면 소진이 2년 늦춰지고, 0.5%p 낮추면 1년 당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민연금의 누적 연 환산 투자수익률은 5.11%다.

기본 가정보다 1%p 높은 연 5.5% 수익률에선 소진 시점은 2060년으로 5년 늘어났다. 이는 현재 9%인 보험료율을 2%p 올리는 것과 동일한 효과라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다만 아무리 수익률을 높여도 운용할 기금이 고갈되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2060년 이후 부과방식비용률이나 GDP 대비 급여지출 등은 기본 가정과 동일하다.

즉 수익률 향상이 기금의 수명을 연장할 수는 있지만, 제도 개혁 없이는 미래 세대 부담을 낮춰주진 못하는 것이다.

수익률 제고 자체도 쉬운 과제는 아니다. 지난해 국민연금 수익률은 대내외 투자환경 악화로 역대 최저인 -8.22%를 기록했다.

보건복지부는 그러나 수익률 제고 시 당장 보험료 인상 부담이 완화되는 만큼 수익률 제고 방안을 전문가 토론회를 거쳐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스란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보유한 기금을 잘 활용하는 것은 연금개혁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보험료와 소득대체율 외에 기금수익률 높이는 방안도 고민 중이고 10월 발표할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에도 반영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