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버리, 상폐 위기에 피눈물 흘리는 5만 ‘소액주주’
셀리버리, 상폐 위기에 피눈물 흘리는 5만 ‘소액주주’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04.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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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특례상장 입성, DB금융투자 상장추진 ‘책임론’대두?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사진=셀리버리)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사진=셀리버리)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약개발 바이오기업 셀리버리가 외부감사인인 대주회계법인으로부터 2022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대주회계법인은 “감사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이라고 사유를 설명했다.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된다. 이 영향에 셀리버리의 시가총액은 40%가량 증발됐다. 소액주주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작년 말 기준 셀리버리의 소액주주는 5만911명이다.

셀리버리의 2022년 사업연도 매출액은 231억원, 영업손실은 66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의 경우 매출액 38억7200만원, 영업손실 280억원이었다. 매출 규모는 늘었지만 손실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자산총계도 1200억원에서 8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재무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셀리버리의 유동부채는 유동자산에 비해 약 184억원 더 많다. 총 부채가 총 자산을 42억원 가량 웃돌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다. 오는 10월이면 3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해진다는 점도 감사의견 거절의 주된 근거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21년 9월 25개 기관투자자가 셀리버리 2회차와 3회차 전환사채를 매입했다. 대덕자산운용과 이아이피자산운용, 그리고 이케이자산운용 등이 투자에 참여했고, 각 운용사들은 셀리버리의 전환사채를 약 10~20억원씩 펀드에 편입했다. 대주회계법인은 대규모 적자로 유동성이 말라버린 상황에서 조기상환청구권이 행사되면 셀리버리가 채권자들에게 전환사채를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2014년에 설립된 셀리버리는 약물을 세포 안에 전달하는 기술인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해당 기술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또 셀리버리가 임상 단계에 돌입한 파이프라인은 코로나19 치료제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임상 1상 투약 중이기 때문에 경쟁사에 비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중이다.

셀리버리는 2018년 당시 성장성 평가 특례상장에 도전하는 첫 기업으로 업계 주목을 받았다. 성장성 평가 특례상장은 상장 주관 증권사의 추천이 있을 경우 이익 여부와 상관없이 코스닥 상장을 시도할 수 있게 한 제도로 2017년에 첫 도입됐다. 당시 DB금융투자는 셀리버리에 직접 지분 투자를 하면서 셀리버리 상장을 추진했다. 

이 때문에 DB금융투자의 책임론도 대두되는 상황이다. DB금융투자는 셀리버리를 증시에 입성시키면서 국내 기업공개, IPO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후 라파스, 제노코 같은 회사를 같은 방식으로 증시에 안착시켰다. 

그러면서 소재·부품·장비, 이른바 소부장 기업 IPO 주관사로 업계에서 명성을 쌓았다. 중소형 IPO 딜 명가 타이틀을 얻는데 초석을 다진 셀리버리가 상폐 위기에 처하면서 그간 쌓아 온 명성에 흠집이 난 상황이다.

금융업계 전문가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제품화되기까지 성공 불확실성이 높고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대표적인 고위험-고수익 산업”이라며 “상장요건이 완화된 만큼 성장 초기의 역량 있는 기업을 발굴하고 평가할 상장주관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성장성 특례 제도 자체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성장성 특례는 현존하는 5개의 코스닥 특례상장 제도 중 문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 제도로 증시에 입성한 대부분의 회사가 제약·바이오에 집중돼 있어 제2, 제3의 셀리버리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셀리버리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폐지와 관련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해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회사가 정상화 할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셀리버리는 지난 7일 이의신청 접수해 다음달 10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한편 최근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정상화에 목숨을 걸겠다”면서 주주들 앞에서 무릎을 꿇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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