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저출산해소방안 정책토론회 개최... “청년 목소리 담은 저출산 대책 마련해야”
대한노인회, 저출산해소방안 정책토론회 개최... “청년 목소리 담은 저출산 대책 마련해야”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4.17 09:09
  • 호수 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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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청년 목소리를 담은 저출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다. 사진은 김호일 회장(왼쪽)을 비롯한 토론회 참석자들이 지정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대한노인회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청년 목소리를 담은 저출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다. 사진은 김호일 회장(왼쪽)을 비롯한 토론회 참석자들이 지정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김호일 회장 발제자로 나서 무상주택 지급 등 제언

미국처럼 이민자 적극 수용 방안 등 다양한 의견 나와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100년 앞을 내다보는 출산 정책을 수립하고,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등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4월 12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저출산해소방안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주요 정책 제언을 요약하면 이렇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등 발제자를 포함한 토론 참석자들이 한 목소리로 현재 저출산 문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아이를 낳는 청년들을 등한시 한 채 근시안적 정책을 설계한 것을 꼽으면서 다자녀 가구 무상주택 지원 같은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보탰다.

대한노인회와 국회인구위기특별위원회 김영선 위원장실이 공동 주최한 ‘저출산해소방안 정책토론회’에는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을 비롯해 김영선‧서정숙‧최재형 국회의원(이상 국민의힘), 이원복 서울 용산구지회장, 고덕진 동작구지회장, 황수연 강남구지회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호일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대한노인회가 애를 많이 낳아야 한다는 주제로 행사를 주최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는데 인구가 줄면 결국 노인들이 큰 피해를 입는다”면서 “어떤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인구가 다시 늘어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야 당대표와 복지부장관의 축사도 이어졌다. 다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대독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영상으로 축사를 대신했다.

먼저 김기현 대표는 황수연 강남구지회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복지, 일자리, 돌봄 등 다양한 각도의 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저출산 사회의 오명을 벗어 던지고 공동체 문화가 정착되도록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표도 “대한민국의 존망이 걸린 위기 상황이다. 국가가 어려울 때 늘 지혜를 모아준 노인분들의 경륜과 혜안을 모아주기 바란다”면서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을 민주당이 귀담아 듣고, 어르신들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영상축사를 전했다. 

조규홍 장관도 대독을 통해 “2022년 우리나라의 출생아수는 24만9000여명이고 합계출산율은 0.78명을 기록한 상황”이라면서 “출산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질 높은 돌봄 확대, 맞벌이 부부에게 아이와의 시간 보장 등 5개 과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심각한 저출산 문제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는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김영선 의원이 발제자로 나서 저출산 대책에 대해 발표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호일 회장은 ‘인구가 곧 소비다’를 주제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김 회장의 제시한 아이디어는 △1‧2‧3자녀 출산 가구에 18‧25‧32평형 아파트 무상지급 △출산 시 1인당 2000만원 지원 △출산‧육아휴직 확대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 △명문대 정원 5배수 확대 등이다.

김 회장은 “단군이 나라를 세운 뒤 잘 나가던 국가가 사라지면 얼마나 안타깝나. (파격적인 정책 실현 등을 통해) 어찌됐든 애를 낳도록 만들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발표 과정에서 “여자가 애를 안 낳으면 어디다 써먹을 겁니까”와 같은 문제성 발언을 던졌고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김영선 의원은 ‘인구위기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란 주제발표에서 현재 서울 등 수도권에 몰려 있는 인구를 분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서울의 닭장 같은 집에서 살면서 애를 낳고 싶겠냐”면서 “지방으로 흩어져 살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 이후에는 황진수 한국노인복지정책연구소장을 좌장으로 한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첫 번째 지정토론자로 나선 박선권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합계출산율이 크게 떨어진 원인으로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꼽으며 집값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드보라 한국출산육아지원협회장과 전광희 한국응용통계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등은 저출산 원인으로 10년을 내다보지 못한 정책을 꼽았다. 또 김미령 전 사회부총리실 사회정책자문위원은 현재 법적으로 보장하는 육아휴직, 유연근무, 단축근무를 직장인들이 불이익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영선 명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년의 인식이 반영된 정책 마련과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전만복 전 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 정책실장은 이민자를 적극 받아 들여 선진국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률 2명을 유지하는 미국의 사례를 들며 이민청 설립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송문희 한양대 겸임교수는 김 회장의 “여자가 애를 안 낳으면 어디다 써먹을 겁니까” 발언을 지적하며 여자에게 떠넘기는 저출산 용어를 저출생으로 바꾸는 인식전환과 함께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등 적극적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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