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모델, 젊은이들만 하나? 우리들도 한다!”
“패션모델, 젊은이들만 하나? 우리들도 한다!”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7.15 10:54
  • 호수 1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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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니어라이프’ 어르신들, 그동안 실력 선봬
▲ 실버패션모델들이 7월 13일 선릉역에서 마련된 실버패션쇼 참가해 그동안 갈고 닦은 워킹 솜씨는 선뵈고 있다.
“시선은 앞을 보고~ 천천히 오면서 턴~”

7월 13일 선릉역. 역사 한 켠에 마련된 무대 위에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들이 워킹 연습에 한창이다. 곱게 화장을 한 어르신들은 무대 위 동선과 시선처리 등 꼼꼼히 확인한다. 리허설 무대지만 실전 못지않게 진지하다.

이날은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가 50대~80대 어르신들로 구성된 패션모델들을 초청, 퇴근길 시민들에게 ‘시니어들의 반란’이라는 주제로 실버패션쇼를 선보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들은 노인단체인 ‘뉴시니어라이프’가 주관하는 실버 패션모델 교실에서 8주간 모델 교육을 받은 어르신들과 2006년부터 활동한 65세 이상 실버모델로 구성돼 있다.

이날 무대에 오른 30여명의 어르신들은 캐주얼과 정장 등 다양한 의상을 입고 무대 위에서 멋진 워킹을 선보여 퇴근길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무대 위에 등장 할 때마다 ‘와~’ ‘멋지다~’ 등 환호를 보내 열기를 달궜다.

이 가운데는 20여 차례 무대에 오른 배태랑 모델도 있지만 이번 무대가 2번째인 초짜 어르신들도 있다.
최고령 모델인 김춘란(81)어르신은 2006년 일산 킨텍스에서 마련된 ‘제1회 실버모델 선발대회’에서 10: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원조 실버모델이다. 지금까지 무대에 오른 것만 20여 차례가 넘는다.

김 어르신은 “전업주부로 가족들 뒷바라지만 하다 내 삶을 찾고 싶어 도전하게 됐다”며 “이젠 모델 활동은 내 삶의 활력소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의상들은 의류 업체에서 대여해준 옷 외에도 본인 소장 옷이나 어르신이 직접 만든 의상들로 구성됐다.

▲ 실버패션모델들이 7월 13일 선릉역에서 마련된 실버패션쇼 참가해 그동안 갈고 닦은 워킹 솜씨는 선뵈고 있다.
김영복(75) 어르신은 직접 만든 옷을 입고 무대에 올라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이날 행사에는 며느리들과 손자손녀의 응원 속에 멋진 워킹을 선보인 어르신도 있다.
며느리 추천으로 실버모델 활동을 하게 된 이정순(63)씨는 “두 번째 무대라 많이 떨렸다”며 “하지만 며느리와 손자‧손녀 응원에 큰 용기를 얻고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정순씨 며느리인 강은숙(37)씨는 “어머니가 평소 패션에 대한 관심이 많으셔서 추천하게 됐다”며 “모델로 활동하신 뒤 생동감 있고 활력 있게 변한 어머니를 통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구하주씨는 “보통 패션쇼는 특별한 무대에 서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이번 무대를 통해 시민들과 어우러지는 패션쇼를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2007년 4월 출범한 ‘뉴시니어라이프’는 노인모델교실을 통해 패션모델을 양성, 전국 박람회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행사 등에 참여해 실버모델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200여명이 활동 중이다.

이와 함께 서울 성북구는 성북구 거주 50~85세 어르신을 대상으로 ‘실버 패션모델 교실’에 참가할 어르신을 모집한다.

실버패션모델 교육생들은 매주 1차례 2시간씩 모두 8주 동안 종암동 노블레스타워 웰프하우스에서 헤어·메이크업을 비롯해 모델 연기·워킹·포즈, 어울리게 옷 입기, 음악 익히기 등 이론과 실습을 겸하게 된다.

패션모델 교실은 보건복지가족부의 지역사회서비스 사업으로 참가자는 교육비 20만원 가운데 3만원과 실습재료비만 부담하면 된다. 단, 전국가구 평균소득 120%이내여야 한다. 즉 4인 가구 기준으로 건강보험료 부담액이 직장가입자 월11만9230원, 지역가입자 월13만9220원 이내여야 한다. 접수기간 8월 1~18일. 문의 웰프하우스(02-2051-8946), 성북구청 복지정책과(02-920-3356)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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