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등 굽은 초가지붕 위로
한 폭의 그림처럼
저녁연기 피어오르고
노을이 붉게 탈 때마다
지는 하루해 아쉬워
울어대던 산새들
까치발 높이 들고 밖을 보면
일 마친 누렁소
터벅터벅 걸어오던
앞 들녘, 논둑길
그곳을 비추던 달빛
그리고 별빛마저
가로등 불빛에 밀려
흐릿해져 버렸다
자동차 시동 켜고
불빛 멀리 밝혀
더듬더듬 걷는 옛길
그림자 길게 늘인
내 생각의 막다른 골목길에서
지번地番 잃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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