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고향
[시] 고향
  • 박민순 시인
  • 승인 2023.05.02 10:44
  • 호수 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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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박민순 시인
박민순 시인

등 굽은 초가지붕 위로

한 폭의 그림처럼

저녁연기 피어오르고

노을이 붉게 탈 때마다

지는 하루해 아쉬워

울어대던 산새들

 

까치발 높이 들고 밖을 보면

일 마친 누렁소

터벅터벅 걸어오던

앞 들녘, 논둑길

그곳을 비추던 달빛

그리고 별빛마저

가로등 불빛에 밀려

흐릿해져 버렸다

 

자동차 시동 켜고

불빛 멀리 밝혀

더듬더듬 걷는 옛길

그림자 길게 늘인

내 생각의 막다른 골목길에서

지번地番 잃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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