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여전히 극심한 바가지성 한철장사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여전히 극심한 바가지성 한철장사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6.05 10:58
  • 호수 8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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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 기자] 매년 휴가철이 다가오면 언론을 통해 자주 거론되는 말 중 ‘한철장사’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여행을 떠나는 휴가철 특수를 누리기 위해 음식을 비롯해 각종 휴가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을 가리킨다. 한철장사만 놓고 보면 문제될 것은 없지만 늘 ‘바가지’라는 단어가 따라다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에 분노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축제가 활성화되면서 축제 기간 노점상들이 자행하는 바가지성 한철장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5월 28일 60만 구독자를 보유한 한 일본인 유튜버가 나비축제가 한창인 함평군을 방문한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서 유튜버는 8000원으로 음식을 해결해야 하는 처지라 장터를 돌아다니며 시중 식당 가격의 두 배를 뛰어넘는 물가에 당황한 듯 했다. 결국 어묵으로 식사를 해결하려고 5000원 어치만 달라고했지만 돌아온 답은 “5000원 어치는 팔지 않는다”였다. 이 영상이 공개된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분노하며 “이러니 한국여행 대신 해외로 나도는 것”이라는 일침을 놓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경남 창원의 진해 군항제에서 바가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이곳을 찾은 한 관람객이 부실한 음식 사진을 공개하며 “돼지 바비큐가 무려 5만원”이라며 문제를 제기했고 사람들은 군항제 주최측을 비판했다. 결국 주관기관인 이충무공선양군항제위원회는 “자격 미달인 곳은 폐점 및 강제 퇴출 등 강제조치하고, 향후에도 영원히 입점을 배제하겠다”는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필자는 지난 5월 27일 20여년만에 경기 가평 남이섬을 방문했다. 외국인도 많이 찾는 유명 관광지이고 섬이다 보니 음료와 음식이 당연히 비쌀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아메리카노 가격이 5500원밖에 되지 않는 것에 놀랐다. 물론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숍보다 1000원 이상 비싼 가격이긴 하지만 서울 근교 경치 좋은 카페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7000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합리적이라고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남이섬에 재차 방문해야 겠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한철장사로 바가지를 씌우는 사람들은 “일 년에 한 달 바짝 벌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그렇게 바가지를 씌우니 일 년에 한 달 밖에 못 버는 건 아닐까요?”라고 반문하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합리적이다. 선을 지키는 가격이면 “이분들도 먹고 살아야지”하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지갑을 연다. 

다시 여행하려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한철장사에 염증을 느끼고 돈을 좀 더 쓰더라도 외국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결국 사람이 안오면 ‘한철’도 없다는 것을 자각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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