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정연 대한노인회 전북 고창군지회장 “기부·봉사는 하루아침에 안 돼… 젊었을 적부터 습관 길러야”
탁정연 대한노인회 전북 고창군지회장 “기부·봉사는 하루아침에 안 돼… 젊었을 적부터 습관 길러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6.12 09:55
  • 호수 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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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대학 간식을 점심식사로 대체·안마의자 보급… 큰 호응 얻어

고창군 국내 최초 세계적 보물 7개 보유… 노인이 살기 좋은 환경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전북 고창군은 국내 최초로 세계적인 보물 7개를 보유한 군이다. 과거 고인돌ㆍ고창갯벌ㆍ판소리ㆍ농악·생물권보전지역 등 5개가 등재됐다가 최근에 세계지질공원과 세계기록유산을 더해 7개가 됐다. 

탁정연(87) 대한노인회 전북 고창군지회장은 “노인회에서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는 국가적 경사”라며 “노인회관에 이런 사실을 적시한 플래카드를 걸어 함께 기쁨을 나눴다”고 밝혔다. 

고창군지회 3층 노인회관 전면에 ‘경축 고창 서해안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 ‘경축 동학혁명운동 무장포고문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 두 개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고창 군민은 5만2000여명, 노인인구는 2만여명이다. 고창군지회에는 14개 읍·면 분회, 604개 경로당, 회원 1만8000여명이 있다. 탁정연 지회장은 대산농협 조합장, 바르게살기운동 고창군회장, 고창 라이온스클럽회장 등을 역임했다. 고창군지회 대산면 율촌경로당 회장, 대산면분회장, 지회 수석부회장을 거쳐 지난 2022년 3월에 지회장에 취임해 현재에 이르렀다.

-고창군은 노인이 살기 좋은 지역 같다.

“유네스코에 등재됐듯이 자연환경이 뛰어난 곳이다. 가까운 위치에 온천과 편백나무 숲이 있다는 것도 노인이 살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장마철 비가 많이 오더라도 바다로 다 흘러들어가 수해가 없고, 겨울에는 특이하게도 눈도 많이 온다.”

-유네스코에 새로 등재된 내용은 무엇인가.

“선운산의 병바위, 소요산 용암돔, 송계리 시생대 편마암 등 13개 명소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고, 고창군 무장포고문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무장포고문은 동학농민혁명의 명분과 이유를 밝힌 선언문으로, 129년 전 고창에서 시작된 동학농민혁명이 전국적으로 퍼질 수 있게 한 중요한 자료이다.”  

-취임 한지 1년이 지났다. 그간 어떤 일을 하셨는지.

“노인 건강증진의 방안으로 경로당에 고가의 안마의자를 다 넣어드렸다. 경로당이 600곳이 넘는 관계로 추경을 통한 예산 확보로 순차적으로 집행했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군수와 그 문제를 논의 중이다. 분회장들에겐 산하 경로당을 직접 찾아다니며 문서 전달 등 관리하는 차원에서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노인회관 주차장이 널찍해서 좋다.

“원래는 회관 앞에 대여섯 대만 가능해 주차장 공간이 협소했는데 제가 와서 회관 옆으로 주차장을 확보해 문제를 해결했다.”

탁정연 고창군지회장(왼쪽서 네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탁 지회장 오른편이 정진하 사무국장.
탁정연 고창군지회장(왼쪽서 네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탁 지회장 오른편이 정진하 사무국장.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정진하 사무국장은 “지회장님이 오신 이후로 노인회관 1층에 쉼터를 마련해 누구든 근처를 지나다 들어와 음료를 마시며 소파에서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그 옆으로 탁구대, 한궁, 다양한 헬스기구 등을 비치해놓은 다목적실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노인대학 활성화도 이루었다고.

“목요일마다 열리는 모송노인대학에 간식을 제공해왔던 것을 점심식사로 대체해 회원들의 호응이 아주 좋다. 음향·조명시설이 잘 갖춰진 3층 대회의실에서 80명의 노인대학생들이 군수, 국회의원을 비롯 관내 기관·단체장의 강연을 통해 군정도 이해하고, 건강 상식 등의 생활정보도 얻으며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노인일자리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다른 곳은 일자리가 준다는 말을 들었지만 우리 경우는 작년에 750개에서 올해 800개로 오히려 늘었다. 경로당 문을 열고 닫는 일 등을 하는 경로당 관리가 600여개로 가장 많다. 지난 5월에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 문화체험활동의 일환으로 사회서비스형 3개 사업단 어르신 82명이 곡성기차마을을 다녀오기도 했다.” 

-고창군은 ‘효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회 주최로 해마다 ‘가정의 달’ 5월에 효부, 효자 그리고 모범어린이 등 3명을 선정해 상패와 부상을 수여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최소 단위인 가정이 행복하고 건전해야 사회도 국가도 정상적으로 존립할 수 있지 않은가. 특히 희박해지는 충효정신을 되살리자는 것이 이 행사의 중요한 취지 중 하나이다.”

고창군지회는 올해도 지난 5월 11일, 지회 3층 회의실에서 고창군수를 비롯 노인대학생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가정의 달’ 행사를 열고 성대하게 시상식을 치렀다. 

-군에서 노인에 대한 배려가 큰 것 같다.

“군청에서 노인회관을 어디 내놔도 손색없을 정도로 훌륭하게 지어주었다. 노인이 이용하는데 조금이라도 불편이 없는지 관심을 갖고 살피고 보완을 해준다. 한 예로 미닫이문은 노인이 열고 닫는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 모두 자동문으로 대체해주기로 했다. 세심하게 배려해주신 군수께 ‘백세시대’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고창군지회는 도·군비 20억원을 들여 낡은 노인회관을 허물고 그 자리에 연면적 859㎡(260여평)의 3층 독립건물을 새로 짓고 2019년 11월 18일 준공식을 가졌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TV·냉장고 등 비품은 물론 안마의자, 공기청정기 등 건강과 여가선용을 위한  편의시설을 모두 갖췄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주위의 권유로 경로당 회장, 분회장(8년)을 지냈고, 지회장 선거에도 나오게 됐다.”

-축산업을 한다고 들었는데.

“농협장 시절 축산에 손을 댄 이후로 30여년 해오고 있다. 내가 직접 소 70~80마리에게 여물을 주며 키운다.”

-소는 어떤 동물인가.

“순수하다. 밥을 주는 대로 받아먹고, 주지 않으면 안 먹고 그런다.”

-대통령·국무총리 표창, ‘고창군민의 장’ 등 많은 상을 받았는데.

“언젠가 확인해봤더니 (상이)48개나 되더라. 과거 새마을지도자로서 마을 발전을 위해 지붕·축대 개량, 다리 축조 등 정신없이 일했다. 그런 것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노인의 사회적 역할이라면.

“노인은 기부와 봉사에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어느 순간에 불쑥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경륜이 쌓인 이후에 나타나는 것이라 젊었을 적부터 기부와 봉사의 습관을 길러야 한다.”

탁정연 고창군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 사무국장 등과 함께 전 경로당을 순회하며 애로사항을 듣고, 현안을 해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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