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한 예술인 꿈, ‘실버마이크’로 펼친다…시니어들에 공연장소·공연료 지원
못다한 예술인 꿈, ‘실버마이크’로 펼친다…시니어들에 공연장소·공연료 지원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6.26 09:15
  • 호수 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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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실버마이크 사업이 늦은 나이에도 예술혼을 펼치는 어르신들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문화가 있는 주간’ 충북 진천 농다리 미르숲 공연장에서 실버마이크 공연을 펼치는 모습.
문체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실버마이크 사업이 늦은 나이에도 예술혼을 펼치는 어르신들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문화가 있는 주간’ 충북 진천 농다리 미르숲 공연장에서 실버마이크 공연을 펼치는 모습.

문체부, 수도권 등 전국 6개 권역서 오디션을 통해 100개팀 선발

통기타·밴드·마술 등 분야 다양… 회당 공연료 지급, 총 5회까지 지원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1.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최현수‧홍기덕 어르신 부부는 80대가 된 현재, 취미 생활로 함께 자작곡을 만들고 있다. 특히 ‘남산과 비봉내’라는 듀엣을 결성해 버스킹 공연을 펼치고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6월 3일 전남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자작곡 ‘연리지처럼’을 불러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2. 클래식 피아니스트로 활동했던 강스피아노스타는 60대에 접어든 2020년 트로트 앨범을 내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역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예술인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3일 충북 증평 좌구산휴양림에서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들려주며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나란히 공연을 펼친 두 팀은 자선공연이 아니라 공연료를 받고 당당히 무대에 섰다. 이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고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실버마이크’ 사업 덕분이었다. 

2023년 실버마이크 사업을 통해 공연 기회를 얻게 된 100여개의 실버예술팀이 5월 ‘문화가 있는 날’ 주간을 시작으로 7개월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만 60세 이상(1963년생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마이크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의 지역문화재단 협력사업으로 실버세대들의 문화 참여 경험과 활동 지원을 통해 문화가 있는 삶을 실현하고, 문화 활동 기반을 조성해 능동적 문화 활동을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선발된 시니어공연팀에게 합리적인 공연료와 함께 공연장소를 제공해 예술인으로서 꿈을 실현시켜주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시범적으로 5개 권역(강원, 울산, 전남, 전북, 충북)으로 나눠 사업을 진행했고, 올해에는 수도권, 강원권, 충청권, 경상권, 전라권, 제주권 등 6개 권역으로 나눠 총 100개팀을 선발했다.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권역별로 선정된 주관단체가 공연팀 선발부터 매달 진행되는 공연을 기획‧운영하고 있다. 수도권역 ‘청류’를 시작으로, 강원문화재단(강원권), 충북문화재단(충청권), 대구스트릿컬쳐팩토리(경상권), 전남문화재단(전라권), 자작나무숲(제주권)이 주관단체로 선정돼 권역별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각 주관단체들은 먼저 오디션을 통해 공연팀을 선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사업도 맡게 된 전남문화재단의 경우 지난 4월 1차 동영상 오디션을 개최했다. 총 93개팀이 지원했고 공연 역량을 갖췄는지를 중심으로 평가를 해 총 30개팀을 추렸다. 이후 5월 4일 현장 오디션을 진행해 최종적으로 20개팀을 선발했다. 전남문화재단 관계자는 “2차 현장 오디션에는 총 5번의 공연을 펼칠 레퍼토리를 갖췄는지를 중심으로 평가를 진행했다”면서 “사업 첫해보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팀이 많이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충북문화재단도 4~5월 1‧2차 오디션을 거쳐 20개팀을 선발했다. 최종 선발된 팀들은 통기타 연주팀부터 밴드, 피아노, 마술, 그림동화, 오케스트라 등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또 젊은 시절부터 활동하던 사람들부터 은퇴 후 동아리로 시작해 수준급 실력까지 도달한 실버예술가 등 사연도 다채로웠다.       

이렇게 선정된 팀은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수요일) 주간에 공연을 펼치고 소정의 공연료(1인팀 50만원, 2인 100만원, 3인 150만원, 4인 180만원, 5인 이상 210만원)를 받게 된다. 

충북문화재단 관계자는 “많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치는 만큼 여러 부문에 걸쳐 골고루 선발했다”면서 “동아리부터 시작한 팀 역시 기존 경력자 못지않게 높은 공연 실력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지난 5월 권역별로 발대식을 마친 공연팀은 11월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혹서기와 추석이 있는 주간을 피해 총 20번의 공연을 펼친다. 또 각팀은 공연에 5번까지 참여할 수 있다. 공연 장소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이 찾는 지역 중심지를 비롯해 공원 등 접근성이 높은 장소를 선정했다. 

6월에도 문화가 있는 날 주간에 6개 권역에서 실버마이크 공연이 펼쳐진다.

 경우 6월 28일 대전 으능정이거리를 시작으로 30일 제천 청풍호반 케이블카 및 대전 엑스포 시민광장, 7월 1일 제천 의림지수변무대서 공연을 진행한다. 또 강원권의 경우 6월 26일 태백 황지자유시장 황지연못, 28일 동해 북평민속시장, 29일 춘천 샘발장터 상설공연장, 7월 2일 원주 문화의거리 상설공연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강원문화재단 관계자는 “올해 실버마이크 사업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공연 횟수와 우수한 공연팀이 출연하게 됐고, 공연 장소도 많은 도민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로 선정하려고 노력했다”며 “도내 각지에서 매월 마지막 주에 펼쳐질 공연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 실버예술가들의 열정을 함께하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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