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등서 9335만원 모아 시에 전달…모범 보여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입식화 사업 단계적 실시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대한노인회 경북 경주시지회(지회장 구승회)는 규모와 운영 면에서 전국 상위를 차지하는 노인회 중 하나이다. 우선 경로당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무려 634곳이다.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다. 경로당 하나하나가 작지만 개성 있는 행사를 통해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상구1리경로당 어르신들은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기원하며 미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회원들은 다보탑, 첨성대, 석가탑 등 경주를 대표하는 문화재를 중심으로 다양한 봄꽃을 그리고 ‘2025 APEC 정상회의 최적지는 경주’라고 쓴 포스터를 완성해 세계 정상들의 경주 방문을 염원했다.
또 황성분회의 한 경로당은 회원들이 그린 그림과 재활용품을 활용한 공예작품, 산책길에 촬영한 사진 등으로 작은 전시회를 열었다. 그리고 빈 벽면을 이들 작품으로 장식해 경로당 분위기를 화사하고 멋지게 바꿔놓았다.
경주시지회는 회원들이 경로당에서 여가, 취미, 운동 등 일상생활을 만끽할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회원들의 신체·경제적 상황, 교육 수준 등이 다른 점을 고려해 그에 맞는 운영을 위해 시청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교육 수준이 높고 새로운 생각을 가진 회원들이 프로그램 수준에 만족을 못할 경우 경로당 왕래를 중단하는 일이 생길 수 있어 건강보험공단, 치매안심센터, 경주시평생교육사협회 등 지역의 기관단체로부터 다양한 프로그램 지원을 받고 있다.
경주시지회에는 23개 읍면동 분회, 634개 경로당, 회원 2만9100여명이 있다. 구승회 지회장은 지회 자문위원을 거쳐 2022년 5월에 취임해 현재에 이르렀다. 현재 의료법인 우석의료재단 회장, 연세실버타운 회장, 경주 세계자동차박물관 회장으로 있다.
경주시지회의 또 다른 자랑은 소외계층에 대한 나눔과 배려의 자세이다. 경주시지회는 올해 초 지회 임직원과 경로당 회원, 행복선생님 등이 모은 성금 9335만6000원을 경주시에 기탁해 화제가 됐다. 지회 이사회에서 뜻을 모은 후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거액의 성금을 모은 것과 관련해 지역사회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것이다. 특히 노인일자리 수당을 모아 100만원을 기탁한 경로당 총무, 직접 벼농사를 지어 수확한 쌀 360kg를 쾌척한 지회 부지회장의 아름다운 기부 정신이 돋보였다.
주낙영 경주시장도 “노인회의 소중한 기부가 어려운 시대를 헤쳐 나가는 시민들에게 격려와 힘이 된다”며 감사의 표시를 했다.
경주시지회의 노인일자리 참여자 수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올해 ▷근린생활시설관리 ▷스쿨존교통지킴이 ▷경로당깔끄미 등에 1200명이 활동 중이다. 특히 경북의 대표적인 노인복지로 평가 받는 경로당깔끄미사업에 지회가 선도적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승회 지회장은 “경로당 운영에 헌신하는 회장들께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고, 어르신 건강을 위한 환경개선의 일환으로 식탁, 의자 등을 교체하는 입식화 사업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경로당 행복선생님들이 경로당을 순회하며 회계교육서부터 교육·여가프로그램 진행, 홀몸 어르신 안부 확인까지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경로당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