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봉 대한노인회 부산 북구지회장 “마음 비우고, 양보하고, 조금 손해 보며 살아야…그 이상 돌려받기도”

 어르신건강걷기 성공적 개최… 역대 가장 많은 1100여명 참가 “보람 느껴”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 및 자비로 회장 생신 선물 마련… 운영비도 인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지마는 회원들에게 크게 도움을 못 준 거 같다.”

지난 8월 5일, 윤덕봉(82) 대한노인회 부산 북구지회장에게 지난 3년여 재임 성과를 묻자 이같이 겸허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윤 지회장이 노인 복지 향상과 지회 발전을 위해 역대 어느 노인회장보다도 맡은 소임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윤 지회장은 핵심 공약인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을 비롯해 전체 경로당의 염원인 운영비 인상을 실현했으며, 자비를 들여 경로당 회장 생신을 챙기는 등 회원들의 결속과 단합을 이뤄냈다. 

윤 지회장은 “가장 큰 보람 중 하나는 어르신건강걷기에 참가한 어르신 1100여명이 낙동강변 생태공원을 걸으며 건강한 신체활동과 화합의 시간을 가진 것”이라며 “부족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자금을 확보해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말했다.

부산 북구 인구는 26만5000여명, 노인인구는 5만9000여명이다. 부산 북구지회에는 152개 경로당, 회원 6000여명이 있다. 윤덕봉 지회장은 부산 북구 초대 구의회 의원과 의장, 북부산새마을금고 이사장, 부산지방검찰청 상임 선도위원 등을 지냈다. 북구지회 경로당 회장으로 노인회와 인연을 맺고, 지회 부회장(4년)을 거쳐 2022년 2월에 실시한 제13대 지회장 선거에서 압도적인 득표(81.8%)로 당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전국 새마을 운동 30년 이상 봉사 휘장을 받는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노인회관이 깨끗하고 널찍하다.

“구청 소유 건물을 임대 형식으로 사용 중이다. 연 면적 300여 평의 3층 콘크리트 건물로, 1층 체력단련실, 2층 지회장실·사무실·취업지원센터 상담실, 3층 대강당으로 쓰고 있다.” 

-지난 3년여 재임 중 성과라면.

“북구는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구 중 하나인데다 코로나 사태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공약 중에서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 문제가 시급했다. 그 무렵 제가 의정동우회 회장을 맡아 하고 있어 (의원들에게) ‘이거 하나 좀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 덕에 취임 첫해부터 경로당 회장을 지역봉사지도원으로 위촉해 활동비(5만원)를 지급하고 있다.”

-경로당 운영비 인상도 공약이었는데. 

“그 문제도 어려웠다. 종전의 운영비에서 4만원 인상해 현재 경로당 한 곳 당 25만원을 지원한다. 산적한 현안 가운데도 노인회에 관심 가져주신 구청장께 감사한 마음이다.” 

-노인 일자리는 어느 정도하고 있는지.

“경로당 청소 등을 해주는 경로당 도우미를 비롯해 환경지킴이 등에 440여명이 참여한다. 올해 280명을 목표로 하는 민간취업도 하고 있다.”

윤덕봉 부산 북구지회장(왼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윤 지회장 왼편이 손영애 사무국장.
윤덕봉 부산 북구지회장(왼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윤 지회장 왼편이 손영애 사무국장.

-경로당은 다 돌아보았는지.

“전체 경로당을 일 년에 한 번씩 순회한다. 올해 들어서 80여 곳을 돌았다. 공약 중 하나가 경로당 회장 생신 자리에 참석하겠다는 것이다. 경로당에서 방문 요청이 오면 찾아가 노고를 위로하고, (자비로 마련한) 조촐한 선물을 전달하고, 경로당 운영에 대해 교감을 나눈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전체 경로당의 반 이상이 아파트경로당이다. 대부분 냉·난방이 잘 되고, 가전제품을 비롯해 건강·편의기구도 잘 갖췄다. 10곳 미만이 취약한데 구청의 협조를 얻어 회원들이 좀 더 안락하게 지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려 한다.”

-회원 배가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3월과 11월 두 차례 열리는 총회에서 우수회원 및 우수경로당을 시상한다. 앞으로는 회원 확충에 공이 큰 회원과 경로당에 상을 주려고 한다. 노인 일자리 신청자와 취업 구직자를 대상으로 노인회 일반회원 등 가입을 권유하고, 경로당 회장에 대한 회원 배가 교육을 강화하려고 한다.”

-가장 보람을 느꼈던 행사라면.

“매년 10월, 낙동강변을 따라 조성된 생태공원에서 ‘어르신건강걷기 및 어울림한마당’을 개최한다. 2년 전에 1380만원의 예산을 들여 크고 멋지게 치렀다. 평년 참가자 수가 500명 수준이었으나 그해에는 두 배의 인원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관내의 중국요식업체에서 나와 즉석에서 짜장면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점심을 대접했다.”

-예산도 배가 들었을 텐데.

“그렇다. 한정된 구청 예산 속에서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는 게 아주 힘들었다. 관내 기관·단체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협찬을 해줘 행사를 잘 치러낼 수 있었다.”

북구지회의 자랑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손영애 사무국장이 “2019년부터 해마다 5~6명의 초·중·고생들에게 장학금 50만원씩을 수여하고 있다. 지회장님을 포함해 임원들이 십시일반 모금한 기부금을 재원으로 한다. 기초수급비가 가장 많이 나가는 저소득 밀집 지역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서는 노인회를 주민들이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활동 중 기억에 남는 일은.

“새마을금고 이사장 할 때 만덕동에 지하수를 개발해 2만여 주민들의 식수 이용에 도움을 준 일이 있다. 이 일로 내 이름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거다.”

-선거를 많이 치렀다. 당선 비결은.

“제가 구의원과 새마을금고 이사장, 그리고 지회장 선거 등 지금까지 여섯 번의 선거에 다섯 번 당선됐다. 노인회장 선거 때는 코로나 사태로 경로당 문이 딱 닫혀 선거운동을 하나도 못했다. 구의원 경력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당시 안면을 익힌 분들을 노인회에서 많이 만났다. 당선 비결이라면 신용과 정직을 바탕으로 열심히 뛰는 것이다.”

-회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은.

“노인은 몸도 약하고 가진 것도 별로 없는 존재이다. 주위 환경에 대해 마음을 좀 비우고, 양보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많이는 못 낮추지만 자기를 낮추고, 조금 손해를 보면서 상대하면 반드시 그 이상 돌아오는 것도 있는 법이다.”

-얼굴에 주름도 거의 없고, 동안이다. 건강 비결이라면.

“(주)동화식품을 경영하며 두부를 만들어 CJ에 납품하고 있다. 한창 잘 될 때는 하루에 콩 200가마를 쓰고, 직원 수가 150명에 달했다. (피부가 좋은 건) 두부를 많이 먹어서 그런가 보다(웃음).” 

윤덕봉 북구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내년 초 지회장 선거가 있다”며 “경로당 회장들께서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다면 경로당을 즐거운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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