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로 대구연합회 사상 첫 지회장 출신… “선배 지회장 대접해드리며 잘할 것”
경로당마다 5명씩 정회원 등록 통해 1만명 가까이 확보할 것… 직원 처우개선도
[백세시대 = 오현주 기자] “국가의 복지 혜택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9월 8일, 이종익(77)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장은 백세시대와의 인터뷰에서 ‘노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묻자 이같이 답변했다.
이 연합회장의 이 말속에는 (노인이) 대한민국을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한 산 증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겠지만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잘못이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
이 연합회장은 “젊은이들의 피와 땀으로 낸 세금도 들어 있어 절약해야 하고, 능력이 된다면 다른 기관에 봉사도 할 수 있는 그런 여건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대구시 전체 인구는 236만8700여명, 노인인구는 50만여명이다. 대구연합회에는 9개 구·군지회, 1852개 경로당, 회원 7만1000여명이 있다.
이종익 연합회장은 고려대 물리학과와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수료했다. 학군장교 출신으로 대륜고 교장 등 32년을 교육계에 헌신했다. 지난 8월 25일 실시한 제20대 대구연합회장 선거에 상대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수성구지회 경로당 총무와 회장, 분회장, 노인대학장, 지회장, 대구연합회 노인지도자대학장, 수석부회장 등 노인회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 이현숙 백세시대 발행인이 배석했다.
-대구연합회장 당선을 축하드린다. 출마 계기라면.
“대구연합회 사상 지회장 출신 회장은 처음이 아닌가 한다. 광역 단위의 노인복지정책에 더 관심을 가지고 대구 50만여 어르신들의 바램이 무엇인지 파악해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였다. 가령 어르신 교통복지카드 발급 시 모든 시설 이용에 포인트 적용이 되는 칩을 삽입해 혜택을 주는 식이다.”
-연합회 현안이라면.
“지회는 경로당 회비로 운영하는 반면 연합회는 오로지 시 예산만으로 운영된다. 9월이 예산 편성 달이다. 우리가 몇 가지 요구를 올려도 그게 내려올까 의문이다. 직전에 몸담았던 수성구지회에는 업무용 차량이 있지만 연합회에는 없어 자차로 출장을 나가는 형편이다. 차량을 요청해놨지만 가능할지 모르겠다. 이런 소소한 부탁까지 해야 하고, 융통성도 없으니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
-대구시장이 공석이라 어려움이 더 클 것 같다.
“맞다. 직무대행 체제에다 내년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모든 게 불확실하다.”
-또 다른 현안이라면.
“직원들의 처우개선이다. 어느 조직이든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일하는 사람이 흥이 나고 보람도 느끼는 법이다. 공약이기도 하지만 노인회 직원들의 호봉제를 실현하려고 한다.”
-수성구지회 직원 사정은 어땠는지.
“제가 구청장께 상황을 그대로 말씀드리고 고려해달라고 하자 바로 호봉제로 해줬다. 그에 따라 보너스가 나오자 직원들이 아주 좋아했고, 근무 의욕도 생기는 것 같더라.”
대한노인회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관련한 얘기도 나왔다. 이른바 합리적인 예산 지원 통로에 관한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중앙회로, 중앙회에서 연합회로, 연합회에서 지회로 내려가야 위계질서도 잡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일선에서 지도점검에 대한 불만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 문제는.
“대구는 경로당 회장을 지역봉사지도원으로 위촉해 활동비(5만원)가 지급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의 면담에선 (활동비 지원이) 불발됐다. 면담 2년 후 수성구청장께 부탁해 활동비가 나오면서 시 전체로 확산됐다.”
-지회장들의 활동비는.
“구·군 지회마다 액수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지자체 입장에선 경로당이 많은 지회와 그렇지 않은 지회를 똑같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률적으로 정해질 수 없는 문제이다.”
이 연합회장은 지회장 시절 활동비의 일부를 경로당 회장 선진지 견학 예산에 사용했다.
-노인 일자리는.
“휴지를 줍는 등 소모성의 공공일자리를 생산성 있는 시장형 일자리로 만들고 싶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는 과정에서 단순조립 노동을 경험했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 기업이 70대 이상만 고용하는 커다란 공장을 지어 많은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 좋겠다.”
대구연합회는 연간 4000여명의 취업을 돕는 북구시니어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관장을 포함 30여명의 직원이 있다.
-회원 배가 운동에 대해선.
“회원 확보는 힘든 일이나 꼭 해야 할 현안 중 하나이다. 지회장 시절 고령으로 사망하는 회원이 늘고 빈자리를 채우지 않는다면 10년 안에 경로당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을 느껴 회원 확보에 역점을 뒀다. 제1회 파크골프대회를 개최할 당시 경기 참가 전 대한노인회 회원 등록부터 하라고 했다. 그게 연간 50명 선이다. 또 총회 때 회원을 10명 이상 가입시킨 경로당에 상장과 부상을 주기도 했다. 인터넷을 통한 일반회원 가입도 독려하고 있지만 정회원 확보가 시급하다. 조만간 열리는 이사회에서 전 경로당에 5명씩 회원 확보를 부탁하려 한다. 그렇게 되면 1만 명이 느는 셈이다.”
이종익 연합회장은 회원 배가의 일환으로 특별경로당을 만들기도 했다. 악기 연주 등 예능인들로만 구성된 경로당을 지회에 둔 것이다.
이 연합회장은 “지회 2층 강당에서 연습하고, 지회의 각종 행사에 나가 공연한다”며 “연합회가 운영하는 합창단과 노인교실 회원들을 대상으로 여기서도 특별경로당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이가 적어 어려움은 없는지.
“그 문제는 제가 어떻게 대접해드리느냐에 달렸다. 지회장이 됐을 때도 경로당 회장들의 평균 나이보다 한참 어렸다. 당시 전 경로당을 방문해 지도점검 등을 통해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했고, 선배 대접을 해드려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종익 대구연합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새 대한노인회 중앙회 건물과 좀 더 시설이 나은 연수원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어떤 건물을 짓든지 대한노인회 위상에 걸맞고, 노인들이 대접 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