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작곡가 김희갑과 재즈 대모 박성연 재조명

[백세시대 = 배성호 기자]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 겨울의 찻집’, 양희은의 ‘하얀 목련’, 혜은이의 ‘열정’,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김국환의 ‘타타타’, 임주리의 ‘립스틱 짙게 바르고’ 등 숱한 명곡을 남긴 작곡가 김희갑.

그는 1960년대 록, 1970년대 포크와 발라드, 1980년대 대중가요 전성기에 이르기까지 격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선보이며 한국 대중음악사를 써 온 인물이다. 대표적으로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라는 파격적인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며 기존 음악의 문법을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바람이 전하는 말’이 11월 5일 개봉한다. ‘바람이 전하는 말’은 60년간 3000여곡을 작곡하며 한국 대중음악의 전설로 남은 김희갑 작곡가의 일대기를 그렸다.

영화는 2023년 5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조용필이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부르는 장면을 시작으로 1936년 평양에서 태어난 김희갑이 한국전쟁 중 월남하고 미8군 쇼에서 연주하는 등 그의 삶을 따라간다. 그가 작곡한 곡을 조명하며 노래에 얽힌 뒷이야기도 다룬다.

조용필을 비롯해 양희은, 혜은이, 김국환, 임주리, 임희숙 등 음악 작업을 같이 한 가수들이 등장해 김희갑과의 추억을 떠올리고 음악평론가 임진모·강헌이 그의 업적을 기리고 평가한다.

이에 앞서 10월 22일에는 한국 최초의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로 활동하며 전설이 된 디바 박성연(1955~ 2020)을 추억하는 다큐멘터리 ‘디바 야누스’가 개봉했다.

박성연은 ‘한국 재즈의 대모’로 불린다. 재즈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재즈의 꽃을 피우기 위해 인생을 바쳤던 인물로 평가된다. 1978년 전 재산을 털어 서울 신촌에 마련했던 재즈 클럽 ‘야누스’가 그 증거다.

다큐는 야누스와 그곳을 꿋꿋이 지켰던 박성연의 삶을 클로즈업한다. 박성연이 개척한 길을 따라서 온 후배들이 그의 삶을 기억하고 추모한다. 야누스를 이어받아 압구정을 거쳐 최근 광화문에 클럽을 재개장한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 재즈 피아니스트 임인건, 재즈 평론가 황덕호 등이 얼굴을 비추고 한국 재즈의 역사에서 박성연이 차지하는 의미를 되짚는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두 예술가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면서 ‘음악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누군가의 열정과 신념이 담긴 선율은 세월이 흐를수록 깊은 감동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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