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봉 대한노인회 충북 증평군지회장 “사회 경험 풍부한 어르신들이 세대 간 갈등 봉합의 중재자 돼야”

경로당 회장‧분회장 활동비 인상, 회원 배가 목표 달성 등… “단기간 큰 성과”

노인대학장으로 있으며 노인회관 마련에 실질적 역할해… 아담한 3층 건물

[백세시대 = 오현주 기자] “노인대학 운영비 인상에다 분회 사무실 확보하고, 회원수도 노인인구의 10%(800여명) 정도 더 늘리겠다.”

지난 11월 3일, 연기봉(77) 대한노인회 충북 증평군지회장에게 ‘앞으로의 사업 구상’을 묻자 할 일이 많은 듯 이같이 답했다. 또 “게이트볼·그라운드골프는 지회장 대회가 있는데 파크골프·한궁은 없다”며 “두 대회의 선수를 육성해 도 대회에 출전시키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증평군 인구는 3만7129명, 노인인구는 8361명이다. 증평군지회에는 3개 분회, 122개 경로당, 회원 6128명이 있다. 

연기봉 증평군지회장은 충북 증평출장소 총무과장, 충북도의회 사무처 전문위원, 증평군복지재단 이사장, 민주평통 증평군협의회장, 지방행정동우회 증평군지회장 등을 역임했다. 노인자원봉사 교육 강사, 증평군지회 노인대학장을 거쳐 지난 2025년 6월에 실시한 제7대 증평군지회장 선거에 서 당선됐다. 

녹조근정훈장을 비롯 대통령·장관·도지사 표창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자서전 ‘향기 나는 인생을 살고 싶다’(2017년)를 펴냈다.

-증평군 노인회관이 깨끗하고 탄탄해 보인다.

“국·도·군비 28억5000만원을 들여 2013년에 연면적 450여평의 3층 콘크리트 건물을 지었다. 노인대학장(2010~2014년)으로 있으며 노인회관 마련에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 제 자랑은 아니나 도에도 있었고, 군청에도 있었고, 군수하고도 관계가 원만해 처음부터 관여하게 됐다.”

-노인회관 옆의 거대한 돌 기념비가 눈에 띈다.

“경로당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 세운 것이다. 돌에 새긴 ‘노인이 행복해야 국민이 행복합니다’라는 글귀 중 처음엔 ‘군민’이라고 썼다가 나중을 고려해 ‘국민’으로 수정했다. 언제 시(市)가 될지 모르는 일이다.”

-노인대학장 할 때와 지금, 어떤 점이 달라졌나.

“학습을 통해 어르신들을 행복하게 해드리는 것이 노인대학장의 본분이었다면 지금은 회원 전체의 복지 향상, 권익 신장과 함께 세대 간 소통, 행정기관·사회단체와 협력 등 노인회 전체의 발전을 위해 바쁘게 지낸다. 그만큼 책임의 범위도 넓어졌다고 할까.”

-단독후보로 당선됐다.

“물론 저보다 훌륭한 분들이 많지만, 자원봉사 교육 강사, 증평복지재단 이사장 등을 수행하면서 어르신들을 가까이 모시고, 노인회와도 끈끈한 관계를 이어온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그간의 성과라면.

“일을 시작한 지 오늘이 딱 107일이더라. 짧은 기간에 성과를 말하기는 그렇고, 나름 좀 열심히 했다고 하면 경로당 회장·분회장 활동비를 각각 10만원, 20만원으로 인상한 점이다. 이 액수가 흡족한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됐으니까 점차 상향될 것으로 본다.” 

-취임하자마자 100% 인상이라니 놀라운 성과다.

“도에도 건의하고 군수도 만나 뵙고 말씀을 드렸다. 군수께서 다른 계층보다는 특히 어르신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하신다. 증평형 노인복지모델 시범사업에 큰 관심 갖고 추진 중이다.”

-또 다른 성과라면.

“중앙회가 지난 7월 1일~9월 30일 3개월간 집계한 회원 배가 운동에서 목표치를 달성한 지회로 선정돼 상장과 부상을 받았다. 300명 목표를 넘어서 372명(일반회원)을 영입했다.”

-어떻게 가능했는지.

“우리 직원들이 앞장서 뛰었고, 경로당 회장과 프로그램 강사들이 힘을 보탰다. 체육동호회를 찾아가 병원 진료비 할인 등 노인회원 특혜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연기봉 증평군지회장(가운데)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연 지회장 오른편이 김홍철 사무국장.
연기봉 증평군지회장(가운데)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연 지회장 오른편이 김홍철 사무국장.

-올해 주요 사업은. 

“경로당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해마다 1000만원 이상의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올해도 1200만원을 목표로 모금 중이다. 공동모금회에 기부하면 그 이상의 혜택이 경로당으로 돌아온다. 회원들의 건강을 위해 경로당 정수기 임차료를 지원하고, 회원 신변 보호를 위해 전기·가스 안전 점검도 한다.”

-노인 일자리는 어떤가.

“식사 도우미 등 공익형과 역량활용형 사업에 15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충북의 일자리 ‘일하는 밥퍼’ 6개소에 참여하고, 60세 이상 166명에게 취업 알선도 했다.”

-경로당을 어떤 장소로 만들고 싶은가.

“건강하고 행복이 넘치는 경로당이다. 스마트폰·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 활용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어르신들의 정보 격차를 줄이고, 급격한 사회변화에 적응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노인의 사회적 역할이라면.

“삶의 지혜와 경험이 풍부한 어르신이 세대 간 갈등을 봉합하고, 사회를 안정·화합시키는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봉사와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가장 보람을 느끼는 상은.

“증평군민(2021년) 대상이다. 군민이 주는 상이라서다.”

-40년 넘은 공무원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은.

“새마을 세대로서 새마을운동을 한참 했다. 통일벼 확산·증산에 땀나게 뛰어다녔고, 수해 극복에 밤새는 일도 많았다. 2003년 증평군이 괴산군에서 분리돼 나오는 과정에 일익을 했다는 자부심도 있다. IMF 여파로 정부 기구가 축소됨에 따라 폐지될 뻔한 증평출장소를 존치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증평은 어떤 도시인가.

“인삼 가공으로 유명하다. 지방 인구 소멸 시대라지만 여기는 오히려 6000명이 늘었다. 교통이 좋아서이다. 청주공항이 10분 내에 있고, 서울역까지 직행버스로 1시간 20분이면 간다. 청주·진천·음성에서 주택 문제로 이곳으로 들어온다. ‘KBS 시사 기획 창’이란 프로에서 압축도시 성공 사례로 증평을 소개하기도 했다.”

연기봉 증평군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아파트경로당은 그런대로 활성화가 됐지만 농촌의 경로당은 인구 감소로 그렇지 못하다”며 “이 문제 극복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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