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오래될수록 위험 높아지는 ‘당뇨망막병증’의 증상과 치료
당뇨병 오래될수록 위험 높아지는 ‘당뇨망막병증’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4.01.08 15:27
  • 호수 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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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합병증으로 실명 유발… 망막 모세혈관 손상되고 신생혈관 생겨

시력 저하로 사물 찌그러져 보여… 레이저 및 수술로 시력보존 가능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의 주요 합병증 중 하나로, 지속적인 고혈당으로 인해 혈관이 손상되면서 눈의 망막에도 허혈성 손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하면 실명을 가져올 수 있어 치료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당뇨망막병증은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에 발병이 는다. 기온 저하로 신체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활동량이 줄면서 체중이 증가하며, 일조량 감소로 인해 비타민D 부족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문상웅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망막은 아주 예민하고 얇은 조직이기 때문에 약간의 출혈로도 큰 타격을 받는다”며 “당뇨병으로 인한 고혈당은 이러한 망막 모세혈관에 손상을 가져오고, 망막 전반에도 허혈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 출혈 이후 혈액 성분이 망막으로 유출돼 부종이 생기고, 신생혈관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당뇨망막병증의 증상

망막은 우리 몸에서 가장 열심히 일을 하는 기관으로, 많은 산소를 소모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망막에 혈관이 많이 있으면 혈관에 가려서 잘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제한된 혈관만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망막혈관은 당뇨가 생기면 약해지는데 크게 혈관이 없어지는 것(비증식성)과 혈관벽이 약해져 혈류 성분이 새는 것(증식성)으로 나눌 수 있다.

혈관이 없어지면 결국 산소와 영양공급이 되지 않아 망막 조직이 새로운 혈관인 신생혈관을 만드는데 이는 정상적인 혈관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터져서 출혈이 생기고 망막을 잡아당겨 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혈관벽이 약하기 때문에 혈장 성분이 혈관 밖으로 새어 망막의 중심인 황반부에 부종을 발생시키는 증식성으로 진행하게 된다.

당뇨망막병증 초기에는 증상이 잘 없지만 망막의 미세혈관 손상은 계속 진행된다. 그러다 당뇨 황반부종이 생기면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흐려지거나 어둡게 보이고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망막의 혈관이 터져 유리체 출혈이 발생하면 갑자기 눈앞에 무언가 떠다니거나 얼룩진 것처럼 보일 수 있으며, 견인망막박리(망막이 당겨지며 찢어지거나 떨어짐)가 발생하면 시야가 어두워지거나 시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망막과 유리체뿐만 아니라 안구의 앞쪽에도 신생혈관이 자라 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안구 통증, 두통, 구역, 시력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의 진단

이처럼 당뇨망막병증은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가 증상을 느꼈을 때는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때문에 조기진단 및 빠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처음 당뇨병을 진단받을 때부터 주기적으로 안저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의 소견이 없거나 혈당조절이 잘 된다면 1~2년 간격으로, 당뇨망막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심하지 않으면 6개월~1년마다,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에는 3~6개월마다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당뇨망막병증은 겨울철에 더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에는 기온 저하로 혈관과 신경, 근육이 위축되어 신체의 혈액순환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일조량이 감소하는 것도 영향을 끼치는 이유 중 하나다. 몸의 비타민D가 부족해지면 혈당 상승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당뇨망막병증의 치료

당뇨망막병증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전신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 초기에 혈당조절, 혈청지질조절, 혈압조절, 금연 등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인자를 우선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것이다. 

당뇨망막병증이 어느 정도 진행됐고 망막에 출혈까지 발생했다면 위치가 중요하다. 망막 중심부까지 출혈이 오지 않았다면 레이저나 약물치료로 중심부를 보전해 시력을 지킬 수 있다.

유리체에 출혈이 있거나 망막박리가 생긴 경우에는 실명을 막기 위해 유리체 절제술을 시행해야 하며, 최근에는 기술, 약물의 발전으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많은 방안이 마련돼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주사 치료는 혈관 생성 인자를 억제하는 항체 성분을 눈 안에 직접 주사하는 것으로, 흔히 황반부종이 있는 환자에 적용하는데 망막혈관에서 피가 새는 것을 막고 신생혈관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당뇨망막병증에서 ‘항혈관내피성장인자’를 이용한 치료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문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으므로 주기적인 안저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이미 나타난 후에는 경우에 따라 치료 시기를 놓쳐 시력에 안 좋은 결과를 유발할 수도 있다”며 “당뇨병이 있거나 당뇨망막병증이 있는 분들이 시력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면 지체하지 말고 안과에 내원해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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