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악·난타 등 120명 합주 땐 감동 그 자체”
“기악·난타 등 120명 합주 땐 감동 그 자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5.10.30 11:06
  • 호수 4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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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지회 ‘시니어예술봉사단’
▲ 연습에 열중인 시니어예술봉사단. 왼쪽 네번째가 창단 주역 박희철 어르신.

“쿵자작 쿵작~”
평택시 팽성읍 본정리의 한 농가주택. 10여명의 남녀노인들이 빨간·보라색 자켓을 차려입고 색소폰·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있다. 평택시지회 시니어예술봉사단이다. 지난해 10월 창단된 시니어예술봉사단은 기악·하모니카·난타·합창 등 4개팀 12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기악팀은 원래 박희철(80) 어르신이 4년 전 창단해 따로 연주봉사를 해왔다. 박 어르신의 부인 임옥수 어르신도 색소폰 연주자이다. 평택시지회 노인대학 초청을 받아 연주하던 임 어르신을 우연히 보게 된 김낙용 평택시지회장이 함께 봉사하자고 해 시니어예술봉사단에 합류하게 됐다.
박희철 어르신은 서울 신길동에서 30여년 운영하던 한의원을 접고 2011년 평택으로 귀촌했다. 서울의 복지관에서 15년간 색소폰을 배우면서 악기연주가 노인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농가주택을 사들여 내부를 리모델링해 널찍한 공간의 연습실로 만들었고, 색소폰 3대를 구입했다. 모두 자비였다. 그리고 주민들을 하나둘씩 모아 악보를 복사해 주며 직접 색소폰을 가르쳤다.
박 어르신은 “처음엔 잘 나오지 않아 라면, 막걸리를 사주며 배우게 했다”며 “하루 5시간씩 강훈련 한 끝에 즉흥적으로 ‘유정천리’ 등 가요 50여곡을 연주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었다”고 말했다.
35명의 단원들은 예비역 소령, 전직 공무원, 문화해설사, 화가 등 다양하다.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신명분(73·경기도 안성) 어르신은 “팽성 노인대학에서 만난 지인을 통해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씨는 최근 자신이 작사한 곡을 불러 CD를 냈다. 그는 “지나온 삶을 글로 적어 작곡가에게 보여주었더니 노래로 만들어주었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연주봉사를 시작한 이후 삶에 새로운 활력이 넘치고 건강도 좋아지는 걸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양병구(71)·이상열(65)씨는 “외롭고 소외된 분들을 찾아가 연주도 들려주고 기부도 하고 돌아오면 마치 부자가 된 듯 한 기분이 들어 좋다”고 말했고, 방성학(80) 어르신은 “색서폰의 키를 누르거나 아코디언의 건반을 누를 때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는데 이 동작이 치매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니어예술봉사단은 팀별로 나뉘어 연주봉사를 하거나 한 무대에 서기도 한다. 김낙용 평택시지회장은 “120여명의 시니어예술봉사단이 노인의 날, 어버이날 등 지회 행사를 비롯해 요양원 등을 방문해 연주봉사를 하는 장면은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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