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가 건강관리에 효자예요, 효자!”
“보건소가 건강관리에 효자예요, 효자!”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5.27 11:03
  • 호수 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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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보건소 서비스 질 높아져… 주민 위한 ‘건강종합복지관’으로

은퇴 후 동네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순호(67)씨는 지난주 서울 은평구보건소에서 단돈 2500원으로 20여개 항목에 걸친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는 이날 체위검사, 흉부방사선촬영, 소변검사, 혈액검사 결과를 토대로 보건소에 있는 전문의에게 진료도 받았다. 김씨는 “회사생활을 할 때 매년 받았던 건강검진 못지않아 앞으로도 매년 이용할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 예방접종 등 보건 위생 사업을 주로 담당했던 보건소가 치과진료, 한방진료, 물리치료 등의 진료기능을 확대하면서 어르신들의 경우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사진은 치과 진료 장면(왼쪽)과 접수창구 및 보건소 건물 모습.

서울 등 대도시 치과진료 가능 … 침‧뜸에서 물리치료까지 한방진료도
진료비 무료이거나 매우 저렴 … 어르신 치매지원센터 등 활용을

예방접종이나 하는 곳으로 떠올리기 쉬운 보건소가 최근 변화하고 있다. 각 지자체 보건소들이 경쟁적으로 거액의 예산을 들여 인테리어를 바꾸고, 고가의 의료 장비를 도입해 프리미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심전도 측정기나 초음파 진료기 등의 장비는 물론이고 각 지자체마다 중점적으로 벌이고 있는 사업에 따라 첨단장비를 갖춘 곳도 많아 웬만한 종합병원 부럽지 않다.
1946년 서울에 처음 생긴 보건소는 보건 위생이나 영양 개선, 결핵‧성병과 같은 전염병 예방과 진료 등 보건 위생 사업을 주로 담당했다. 하지만 경제 수준이 높아지고 국민의 보건‧위생 상태가 좋아지면서 전통적인 의미의 보건소 사업은 축소되고 의료 행위를 하는 진료 기능이 확대됐다. 예방접종은 기본이고 건강검진과 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의료·건강 프로그램을 앞세워 주민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치과·한방 진료부터 건강검진까지
보건소의 진료는 일반진료와 치과진료, 한방진료로 나뉜다. 일반진료는 만 15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환자의 기본적인 내과적 진료와 함께 기본적인 X-ray(엑스레이) 판독, 물리치료 처방, 고혈압 및 당뇨 환자관리 등 만성질환·성인병 중심으로 진행한다. 65세 이상의 노인은 보건소의 1차 진료비용이 모두 무료다. 65세 미만이라도 500원만 내면 된다.
염보경 은평구보건소 계장은 “보통 70세 이상의 환자들이 고혈압, 당뇨, 호흡기질환, 위장질환 등의 내과 치료를 받기 위해 보건소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치과진료는 구강검진, 잇몸치료 등의 1차 진료와 치아홈 메우기, 불소도포, 스케일링, 충치치료 등 구강검진이나 상담, 발치 등이 이뤄진다. 단,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치과 진료는 불가하며 만 65세 이상 노인과 다문화가정,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 한해서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한방진료도 인기다. 한방진료는 관절염, 중풍전조, 신경정신계 등 1차 진료와 함께 침, 뜸, 부황, 금연침 시술을 받을 수 있다. 한방실에는 원적외선 치료기, 온열치료기, 자동안마기, 전기침 치료기, 물리치료용 침대 등이 설치돼 있으며, 진료는 예약자에 한해서만 이뤄진다. 침 시술의 경우 일반 구민은 1100원이며, 65세 이상 노인과 의료급여대상자는 무료다. 6일분 한약을 처방받는 가격도 2200원밖에 안 될 정도로 저렴하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산하 전 보건소에서 치과진료와 한방진료를 하고 있지만 일부 보건소의 경우, 상주하는 전문의가 있지 않아 한 달에 1~2번씩 같은 시간에 구(區)한의사회나 구 치과의사회의 협조를 받아 진료를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진료를 받기 전 방문하려는 보건소에 미리 연락해 안내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이같은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방문 진료를 하는 보건소도 있으며, 바쁜 직장인을 위해 야간진료와 토요 진료까지 확대하는 추세다. 내과 진료를 받기 위해 서울 은평구보건소를 찾은 이길자(76) 어르신은 “처음에는 노인들이 보건소에 가면 진료비가 무료라고 해서 대충 진료를 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의사 선생님이 친딸처럼 말벗도 되어주고 당뇨를 앓고 있는 나에게 주의해야 할 것도 상세히 알려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보건소에서는 일반병원 보다 50~80% 저렴하게 종합건강검진도 받을 수 있다. 신체계측과 혈액 및 소변검사, 가슴 엑스레이 촬영 등을 하는 일반 건강검진 비용은 65세 이상 어르신이거나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의 경우 25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무료다. 또한 건강보험 가입자라면 최대 200만원에 이르는 암 조기 검진(암 표지자 검사)이 2~4만원으로 가능하며 갑상선 검사는 1만원 이내이다.

◇금연클리닉‧치매센터 인기
진료 외 예방차원의 보건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각 보건소는 지자체 마다 비만 클리닉, 금연 클리닉, 당뇨 클리닉, 급성 전염병관리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 중 금연클리닉이 가장 인기다. 각 보건소에 있는 금연 클리닉을 방문하면 체계적인 상담과 맞춤형 금연 보조제, 행동요법 용품 등을 지원 받을 수 있으며 등록 후 6개월 동안 상담서비스도 받을 수 있어 금연의지에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어르신들에게는 치매검진을 할 수 있는 치매지원센터가 가장 인기다. 만 60세 이상 어르신의 경우 보건소에서 치매선별검사와 함께 정밀검사, 의료진 진찰을 통한 치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상급병원에 위탁해 운영하는 곳도 있으니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치매진단 검사비와 치료 프로그램 이용은 모두 무료이며, 치매 확진 시에는 MRI 검사비용을 내야 하지만 저소득층은 전액지원 된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 또한 다양하다. 치료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영양교육, 구강보건교육, 약물오남용 예방교육 프로그램 뿐 아니라 질병 예방과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다. 부위·방식에 따라 다른 살빼기 강의를 내놓는가 하면, 조부모가 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키우는 세태에 맞춰 할머니·할아버지를 위한 육아교실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염보경 은평구보건소 계장은 “지역병원들이 보건소와 연계해 진료활동을 하거나 무료봉사와 강의를 하는 곳도 있어 앞으로 주민들의 보건소 이용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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