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맞이 백세시대 애독자 이벤트 수상자
신년 맞이 백세시대 애독자 이벤트 수상자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3.03 10:57
  • 호수 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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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미래를 대하는 긍정적인 시선이 돋보여

“내 꿈은 늙어가는 것보다 익어가는 것이고, 미래는 풍성한 황금 들녘이다.”
‘익다’의 사전적 정의는 ‘열매나 씨가 여물다’이지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에서처럼 ‘성숙하다’는 의미로도 많이 사용한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노인보다는 ‘수확기’에 접어든 청장년에게 더 어울리는 말이다. 하지만 김영숙(69) 씨의 응모작은 이런 편견을 기분 좋게 깬다. 늙기 보다는 익어가길 꿈꾸며 풍성한 황금 들녘을 기대하는 한 문장의 짧은 글은 긴 여운을 줬고 경쟁자들을 제치고 당당히 이벤트 1등에 선정됐다.

“내 꿈은 ☐이고 미래는☐ 이다”를 제시어로 본지가 1월 6일부터 2월 14일까지 진행한 ‘신년 맞이 애독자 이벤트’의 수상작이 모두 가려졌다. 김영숙 씨에 이은 2등상은 “내 꿈은 변함없이 진행 중이고 미래는 더욱더 사랑하며 살게 될 것”이다라고 쓴 대구 달서구의 구나윤(60) 씨에게 돌아갔다.
구 씨 역시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꿈을 위해 정진하겠다는 포부를 담은 동시에 다가올 미래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높은 지지를 받았다. 특히 ‘더욱더’라는 부사를 사용함으로써 한층 강하게 부각시킨 인간애가 돋보였다.

▲ 132명이 참여한 이번 이벤트의 수상자들은 대체로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시선이 돋보였다. 사진은 1등상을 수상한 김영숙(오른쪽) 씨가 민병시 대한노인회 부여군지회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132명 200여작품 응모… 본지 이벤트 처음으로 해외서도 참여
대부분 건강‧행복‧장수 등 염원 담아… 붓글씨 참여작도 눈길

3등은 배성운(77‧경기 안양시), 김정자(73‧충남 논산시), 이영지(73‧전남 해남군) 어르신에게 돌아갔다. 이중 이영지 어르신은 지난해 진행된 네모 칸 채우기 이벤트에 이어 또다시 3등을 차지해 단골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수상작들은 공통적으로 긍정적인 모습이 돋보였다. 정치‧경제적으로 불안한 현 시국에서도 자신의 꿈에 대한 신념을 보여줬고 미래에 대한 태도에서도 젊은이들이 귀감을 삼을 만한 자세를 보여준다. 배성운 어르신은 로또에 당첨된다는 다소 허무맹랑한 일확천금의 꿈을 내비쳤지만 ‘미래에 그걸 멋지게 쓴다’는 표현을 통해 이를 재치 있게 승화시켰다.

▲ 2등상을 받은 구나윤 씨가 직접 서예로 써서 보낸 응모작.

이번 이벤트에는 이메일‧우편‧팩스 등을 통해 132명의 애독자가 참여했고 응모작은 200여점에 달했다. 처음으로 호주에 거주 중인 독자도 참여해 이벤트의 의미를 더했다. 다만 여전히 응모 방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예로 제시된 “내 꿈은 9988이고, 미래는 찬란한 보석 길이다”라고 적은 응모자들이 있어 아쉬웠다.

이번 이벤트에서 응모자들이 네모 칸에 가장 많이 넣은 단어는 건강, 행복, 장수 등이었다. 특히 이런 경향은 80대 이상 고령 응모자에게서 많이 나타났다. 또한 자신보다는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는 응모자가 많아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가족 해체의 시대지만 여전히 가족애가 살아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매번 이벤트마다 단체 참가팀이 포함돼 있었는데 이번에도 조기현(69) 회장 외 12명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대구 달서구 파동제1경로당에서 작은 메모지에 어르신들이 손수 쓴 글을 조 회장이 모아서 대표로 응모했는데 대체적으로 ‘파동제1경로당을 널리 알리자’는 경로당에 대한 순수한 애정을 담고 있어 심사위원들을 미소 짓게 했다.
품격 있게 서예로 응모한 참가자도 있었다. 2등상을 차지한 구나윤 씨는 내용도 감동적이었지만 이를 붓글씨로 표현해 참가자 중 단연 눈에 띄었다. 병상에서 붓펜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담아낸 김학환(84‧전북 익산시) 어르신의 응모작도 큰 감동을 줬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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